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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너머] 금융시장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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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몇 달간 이어진 정국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동안의 혼란을 감안하면 시장의 안도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 혼란이 남긴 불신이 뼈아프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의문을 품었다. 글로벌 자금은 빠르게 이탈하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정치 리스크는 금융권을 넘어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졌다. 환율 급등은 기업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쳤고 투자 계획은 축소됐다. 소비자들도 경기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내수 침체로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라는 새로운 변수와 함께 글로벌 경제 환경도 녹록지 않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중 가장 높은 25%의 관세율을 부담하게 됐다. 이에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경영환경 악화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긴급 금융지원도 시행됐다.

정치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지금, 금융권은 새로운 국면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조속히 정비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리스크를 명확히 해소해야 한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내수 시장 회복 없이는 경제 전반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조기 대선과 새 정부 출범이라는 변수에 대비해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한 숙제는 이제부터 풀어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과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6월 이후 들어설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세계 경제 흐름에 발맞춘 전략적 대응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투데이/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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