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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학계서도 비판…"관세는 자해 행위", "중대한 오류 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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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미국 시장, 역사상 가장 큰 자해…더 큰 격변 가능성"
보수성향 싱크탱크 AEI도 "트럼프 행정부 관세 공식에 큰 오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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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자 학계 등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두고 "역사상 미국 경제에 가한 가장 큰 자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시장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시행한 가장 파괴적인 경제 정책에 반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인 3~4일 미국 대표 주가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0.5% 급락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폭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번째로 큰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26.4%),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13.9%), 2008년 11월 금융위기(-12.4%)가 앞선 하락이다.

서머스 교수는 "시장에 더 많은 격변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러한 낙폭은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로,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에서 관세 부과가 시작되기 전보다 기업 가치가 5조달러 감소할 것"이라며 "소비자 손실을 더하면 30조달러(약 4경4천조원) 정도가 합리적 (타격) 추정치"라고 했다. 이어 "모든 유가가 2배로 뛴 것과 같은 경제 손실에 맞먹는다"면서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서머스 교수는 그간 꾸준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에 동조하는 관료들을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 발표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상호 관세를 계산했다"며 "경제학에서 창조론이 생물학인 척하는 것, 점성술이 천문학인 척하는 것, 또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보건복지부 장관)의 생각이 백신 과학인 척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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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한 공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며 이로 인해 관세율이 4배 인상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악시오스는 미국 AEI 소속 경제학자인 케빈 코린스와 스탠 뷔거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상호관세율을 매기는 공식에 잘못된 변수를 사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상호관세 발표 당시 USTR가 공개한 공식은 사실상 상대국의 대미 무역수지를 대미 수입액으로 나눈 것이다. 그런데 이때 USTR이 사용한 관세에 대한 수입 가격 탄력성은 0.25였다. AEI 측은 실제로는 이 숫자가 0.25가 아닌 0.945로 1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AEI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가격(import price)이 아닌 소매가격(retail price)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세는 상품이 미국에 들어오는 시점, 즉 수입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수입 가격 수치인 0.945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한 관세 계산 공식은 외국에서 부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관세를 4배로 부풀리는 오류를 범한다"고 지적했다.

AEI의 논리대로 다시 계산하면 국가별 상호관세는 트럼프의 2일 발표보다 훨씬 줄어든다. 예를 들어 미국으로부터 가장 높은 상호관세율(50%)을 적용받은 남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의 관세는 다시 계산하면 13.2%로 줄어든다. 또 46%의 관세율이 책정된 베트남의 경우, 다시 계산하면 12.2%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AEI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공식은 경제 이론이나 무역법에 근거를 두지 않고 있다"면서 "그것(공식)이 미국 무역 정책의 건전한 기초가 되려면 관료들이 신중하게 계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정 국가와의 무역 적자는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자본 흐름·공급망·비교 우위 등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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