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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이차전지, 1분기 ‘선방’… 관세 폭탄에 2분기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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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시즌 개막… ‘바닥’ 공포 확산

LG전자, 매출 22.7조원 ‘깜짝’ 발표

삼성, 매출 7.3% 증가 77조원 전망

LG엔솔, IRA영향 영업익 3747억

1분기 ‘풀인’ 수요 등으로 호실적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기대 불러

‘진짜 실적’ 2분기에 판가름 전망

“절묘한 가격 정책으로 방어해야”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발표 첫 테이프는 한국의 주력 수출·내수 산업인 전자·이차전지사가 끊었다. 시장 기대치 이상의 준수한 실적을 냈으나 이들 기업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폭탄급 상호·품목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이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사실상의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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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LG전자가 업계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잠정실적을 신고했다. 잠정 매출은 22조7447억원, 영업이익은 1조2590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8.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5.7% 감소했다.

8일에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통상 매년 같은날 실적을 발표해왔다. 올해는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을 기록한 LG전자가 하루 앞서 치고 나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때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분야 약세에 따른 1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77조1928억원(전년 동기 대비 7.3%↑), 5조1348억원(〃 22.3%↓)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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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두 회사의 올해 성적표를 채울 ‘진짜 실적’이 나오는 2분기부터다. 미국 관세부과 조치에 따른 제품 가격 및 비용 상승 여파로 양사 모두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특히 4월부터 미국의 상호관세가 부과된 만큼 LG전자의 1분기 실적에는 이를 피해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풀인’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그 공백만큼 더 커진 변동성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1분기 실적에 관세 영향이 적었음을 언급하며 “2분기 실적이 펀더멘털 대비 주가 과락 구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LG전자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는 2분기”라며 “수익성을 고려할 때 관세 확대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므로 판매량 축소를 최소화하는 선에서의 절묘한 가격 정책으로 2분기 실적을 최대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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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의 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혼재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북미향 스마트폰 생산량 대부분을 소화하는 베트남에 상호관세율을 46%로 책정하면서 이런 기대가 뿌리부터 흔들렸다는 반대론도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정보기술) 기기가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서 대부분 조립이 이뤄짐을 감안하면 결국 수요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IT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범용 디램, 낸드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삼성전자가 관세로 인한 수요 감소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1분기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으로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령액(4577억원)에 따른 깜짝 실적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분기에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지 불투명해 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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