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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관세 유예' 가짜뉴스에 사상 최대 롤러코스터…불확실성 드러낸 증시 [뉴욕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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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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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공포에 짓눌렸던 뉴욕증시가 7일 장중 한때 폭락을 멈추고 급반등했지만 '15분 천하'에 그쳤다. 3대 주요 지수는 급등락을 오가며 기록적인 널뛰기 장세를 편 끝에 상승과 하락이 엇갈린 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가짜뉴스에 출렁인 이날 증시는 관세 불확실성의 여파를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6.67포인트(0.93%) 하락한 3만7958.1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5059.86으로 전 거래일보다 14.22포인트(0.28%) 하락하면서 다우지수와 함께 트럼프표 상호관세 발표 이후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4.66포인트(0.09%) 상승한 1만5602.44로 마감하면서 소폭이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이날 역사상 가장 큰 하루 변동폭을 기록했다. 장중 3만6611.78(4.44%)까지 빠졌다가 3만9207.02(2.33%)까지 오르는 등 하루 동안 2595포인트 이상 오르내렸다.

    S&P500도 장중 4.71% 폭락하면서 지난 2월19일 종가 기준으로 기록했던 고점(6144.15)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가 급반등해 3.40% 오른 뒤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등락을 오갔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18%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1500포인트 이상의 등락 차이를 보이다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2월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점 대비 22.77% 하락해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오보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일부 외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검토한다는 근거가 불분명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3대 지수가 모두 무서운 속도로 급반등했다. S&P500 지수는 10분여 사이 유입된 2억달러 이상의 매수자금에 3% 이상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도 4.5% 급등했다.

    순식간에 달아올랐던 시장은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가짜뉴스라고 밝히면서 15분여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3대 지수 모두 반등폭을 반납, 하락 전환했고 나스닥지수만 소폭 상승 마감했다.

    기록적인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장 초반 60.13까지 올라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시장이 흔들렸던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CNN은 "주식시장의 이 같은 급등락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중단하기를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체리 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투자자들이 관세 중단 등을 선호한다는 것은 이제 더 분명해졌다"며 "투자업계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건 의미심장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보복관세를 예고한 중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방침을 밝히면서도 중국 외 다른 나라와는 협상할 의사를 내비친 게 그나마 폭락세를 진정시켰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관세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졌지만 중국 외 다른 국가와는 갈등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예상보다 더 힘을 발휘한 모양새다.

    종목별 주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엔비디아(3.53% 상승)·구글 모기업 알파벳(0.79% 상승)·아마존(2.49% 상승)·페이스북 모기업 메타(2.28% 상승)는 반등하고 마이크로소프트(0.55% 하락)·애플(3.67% 하락)·테슬라(2.56% 하락)는 추가 하락했다.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 제조하는 애플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재앙급 위기 국면을 맞았다"(웨드부시증권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최근사흘 동안 주식평가액이 45조원 줄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2971.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2%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연일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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