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책사' 나바로 넘어 직접 설득 시도했지만 효과 못 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발 관세전쟁의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만류하고 나섰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가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개인적 호소'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앞서 5일에는 자신 소유 소셜미디어인 엑스(X·옛 트위터)에 관세전쟁을 주도한 나바로 고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아닌 나바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지난주 발표한 34% 관세에 더해 5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면서 "(머스크의) 개입 시도는 현재까지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다만 이날 오후 미국 수출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적한 미 무역대표부(USTR) 엑스 게시물에 '좋은 지적'이라는 댓글을 달아 관세 비판에 대한 템포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의 동생이자 테슬라 임원인 킴벌 머스크도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수 대에 걸쳐 사실상 가장 높은 세금을 매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면서 "관세 전략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 소비자에게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을 도입했다"고 비판했다고 WP는 덧붙였다.
급락하는 증시에 머리를 짚는 월가의 트레이더 |
고율관세 부과를 공약하긴 했지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통해 더 온건한 접근을 택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재계 지도자들은 지난 주말 비공식 단체를 결성,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상대로 더 온건한 정책을 펴도록 로비를 벌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머스크와 가까운 재계 인사들은 JD 밴스 부통령과 머스크 등과 접촉해 더 합리적인 자유무역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테슬라는 전날보다 2.5% 내린 주당 233.2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38% 이상 하락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선 충격이 덜하다지만 관세전쟁의 영향이 상당한 데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와 각종 논란이 '오너 리스크'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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