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달말 내년도 모집인원 확정 전 논의 속도전
교육부 “대학-수험생 입장에서 손해 감수 쉽지 않아”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8일 서울 용산구 협회에서 ‘현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제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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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정 갈등 이후 1년 2개월 만에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공식 대화를 제안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대화와 투쟁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며 행동에 나서면서 의정 갈등이 또 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전국 의대생 대부분이 복학 신청을 하고 서울대 의대 본과 1~4학년 대부분이 수업에 참여하는 등 의대생이 먼저 움직이면서 선배 격인 의료계도 의료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정부는 의협 대화 요청을 환영하면서도 요구사항에는 여전히 난색을 보여 양측이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협은 8일 ‘의료 정상화’에 대해 “국민 누구나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지난해 2월(의대 증원 발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의대 모집인원 확정 앞두고 움직인 의협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논의 테이블에는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 국회 의장실에서 조율한 국회 측 인사가 앉으면 될 것”이라며 “논의 장이 마련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도 함께 나와 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대한의사협회 제공) 2025.3.14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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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 등과 의료 정상화와 관련해 물밑으로 이견조율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의 견해차가 커서 정치권이 조율 역할에 나서 달라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견 조율을) 도와줄 국회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회를 제안했다”며 “국회의장실이나 이렇게 조절해 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확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차기 정권이 의료계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정부가 상대적으로 유화적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의정 갈등과 관련해서 가장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전공의 단체도 ‘의료 정상화’ 논의 참여에 적극적이다. 박단 위원장은 본보에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 의협 “의대 정원 3058명으로 줄여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3.31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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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뿐 아니라 의대 정원 자체를 3058명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국 40개 의대 정원은 5058명으로 정부는 의대생들이 이달 말까지 복귀하면 내년도에 한해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혀왔다. 김 대변인은 “의대 모집인원이 아니라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돌려야 한다”며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모집인원을 줄여야 한다. 2026년에는 심지어 안 뽑는 대학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의료 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대통령이 사라진 지금 대통령 직속 특위가 유지돼야 한다는 궤변은 도대체 어디에 기초하고 있느냐”며 “의개특위를 멈추고 의료 개혁 과제는 의협 등 의료계와 심도 있게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의개특위 참여를 거부해 온 의협은 개원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비급여 항목 개편 방안과 실손보험 규제 등의 논의 진행을 막아 세우려 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정책을 다 중단하고 논의하자는 건 무리”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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