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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최고 104% 트럼프, 대중 위협…중 “단호히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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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으로의 수출이 많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거라는 우려가 커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7종의 미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미국이 이미 중국에 적용한 20% 관세에 상호관세(34%)와 추가 관세(50%)까지 더하면 총관세율은 104%에 달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외 다른 나라와는 즉시 관세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중국은 단호히 반격 조치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이 고집만 내세운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화가치 1473원, 금융위기 이후 최저“더 떨어질 수 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충격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사설을 1면에 게재했다.

한국 경제는 비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중 수출이 1330억 달러로 가장 많고, 1278억 달러인 대미 수출이 그다음이다. 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38.2%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을 성장 기여도로 쪼개 보면 내수는 0.1%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은 1.9%포인트다. 지난해 경제 성장의 95%는 수출 호조 덕분이었다는 의미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중 세 나라의 무역 구조의 큰 줄기 중 하나는 미국으로 가는 중국산 완제품의 중간재를 한국이 공급하는 형태”라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정부(1.8%)와 한국은행(1.5%)의 전망치에 도달하는 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8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7%로 조정했다. 1.2%에서 0.9%로 낮춘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큰 폭의 미국 관세 인상을 비롯해 국내 정책 환경과 대외 악재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시장도 살얼음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주간거래 기준 전날보다 달러당 5.4원 내린(환율 상승) 1473.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가장 낮다. 야간거래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한때 달러당 1480원까지 밀려났다.

원화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위안화 약세 영향이 크다.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달러당 위안화는 한 달여 만에 달러당 7.3위안대로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해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기 시작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전날 5.57% 폭락했던 코스피도 0.26%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전날 대비 6.03% 오르며, 전날 낙폭(-7.83%)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일본은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과 협상을 개시했다.

반면에 뉴욕 증시는 3% 넘게 올랐다. 8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18분 기준 다우존스 지수는 3만9283.08으로, 전날 대비 3.47% 상승했다. 나스닥도 1만6225.59로 3.99% 뛰었다.

미국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 국내외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최소 1조9000억 달러(약 280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국제 무역 전문가인 테레사 포트 미국 다트머스대 부교수는 “세계 무역 시스템에 불확실성을 가져옴에 따라 이제 누구도 장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분명 미국을 투자하기에 덜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의 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증가시키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염지현·장원석 기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yeom.ji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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