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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수)

북한군 10여명 동부전선 휴전선 침범… 軍 경고사격 받고 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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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경고방송에도 100m 남하

합참 “작년 6월이후 첫 MDL 침범”

국경 단절 작업중 ‘우발적’ 추정

軍, 6개월만에 대북 경고사격… 일각 “대응태세 정탐 위장침범”

북한군이 동부전선 철책 상하단을 보수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27일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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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0여 명이 8일 동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북한군이 10명 이상이 무리를 지어서 MDL을 넘어온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해당 지역의 MDL 일대에서 장벽 설치 등 남북 국경 단절 작업을 하기에 앞서 지형 정찰을 나왔다가 우발적으로 MDL을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 정국 등 한국의 어수선한 틈을 타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떠보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 1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경 강원도 동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에서 MDL을 침범했다. 이들은 방호복을 착용하고, 일부는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MDL로 접근했고, 이를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포착했다는 것.

우리 군은 더 이상 MDL로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여러 차례 실시했지만 북한군은 MDL을 침범해 100여 m 이남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이에 우리 군이 소총과 기관총으로 10∼20여 발 경고 사격을 했고 북한군은 곧바로 MDL을 넘어 북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침범한 지역은 아직 국경화(남북 단절)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라며 “작업을 위한 사전 정찰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MDL을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MDL 연결선이 ‘삼각뿔’ 형태로 이어졌는데, 이를 가로질러 가거나 꼭짓점 MDL 표시를 보지 못하는 바람에 실수로 침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이 대북 경고 사격을 한 것은 지난해 10월 15일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 폭파 사건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연결도로가 폭파되면서 콘크리트 파편 등 폭발 잔해가 MDL을 넘어 우리 측으로 날아오자 군은 K4 고속유탄발사기와 K6 중기관총 등 중화기로 대응 사격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MDL 일대의 긴장 고조나 국지도발을 노리고, 단순 침범으로 가장해 우리 군의 대응 수위를 정탐했을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추가 침범 등에 대비해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남북 접경 전 지역에 군을 투입해 대전차 방어용 장벽을 쌓거나 철조망을 치는 등 남북 단절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6월에만 세 차례에 걸쳐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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