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기대에 장초반 안도랠리
中에 104% 관세 재확인에 하락
통상 갈등시 “아이폰 440만원”
중국도 GDP 성장률 2%대 손실
트럼프 지지자도 “막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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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략이 협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안도감에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중국에 대한 고강도 관세 강행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노스라이트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시장의 하락 반전에 대해 “무역 정책에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란 점이 다시 한 번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교역을 중단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아진 미-중 무역 전쟁의 향방을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이 의미있는 수준의 관세 인하로 이어질 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자정 직후 상호관세 발효 이후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20.01포인트(-0.84%) 하락한 3만7645.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79.48포인트(-1.57%) 떨어진 4982.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35.35포인트(-2.15%) 미끄러진 1만5267.91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증시는 결국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 관세에 발목이 잡혔다.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총 104%의 관세를 9일 오전 0시 1분(한국 시간 10일 오후 13시 1분)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확인한 내용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결국 하락 반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중국에 ‘10%+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9일부터 34%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전날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는…아이폰 440만원 되고 중국 GDP 2.4% 감소
개별 기업들도 영향권이다. 애플 전문 분석가 댄 아이브스에 따르면 중국 내 생산과 판매 비중이 높은 애플의 경우 공급망의 10%만 미국으로 옮기는 데도 최소 3년, 300억 달러의 비용일 들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 판매 가격은 대당 3000달러(약 44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이날 실제 이날 증시 하락으로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됐다. MS가 올라서가 아니라 애플이 떨어져서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4.98% 하락해 시총은 2조5900달러로 내려갔다. MS의 주가는 0.92% 하락했으며 마감 시점 시총은 2조6400억 달러였다.
중국도 관세를 통해 GDP성장률이 총 2.4%포인트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50%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면 중국 GDP성장률은 1.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뒤에 50% 관세를 부과하면 영향이 줄어들어 GDP를 0.9%포인트만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리창 중국 총리는 이날 부정적인 외부 영향을 “완전히 상쇄(offset)”할 충분한 정책 도구가 있다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외국 중앙은행의 덤핑이 있다면 중국이 중심일 것이라는 게 월가 일각의 관측이다. 텔레그래프는 앞서 미-중 무역 전쟁의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도할 가능성을 지목하기도 했다. 만약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 금리를 낮춰 추후 감세 정책 등을 원활히 추진하기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미슈라 분석가는 “외국 중앙은행의 대량 매도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런 추측이 도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이 낙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채 매도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13bp, 15bp(1bp=0.01%포인트) 올랐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금리 상승은 국채 매도세가 컸음을 의미한다. 2년 물 금리는 침체 전망이 커지면서 3bp 떨어진 3.738%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 수요도 강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경매에는 일반 투자자 매수 비율이 79.3%로 2023년 12월 이후 3년 물 경매 중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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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막을 수 있는 한 사람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만류 통할까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상당히 심각한 경제적 문제들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으로 비롯된 문제인 만큼 그가 정책적 오류를 철회한다면 정상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를 지지했던 기존 각계 거물들이 관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점이 트럼프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CEO, 헤지펀드 시타델의 CEO 켄 그리핀 등이 관세 정책에 등을 돌렸다.
그리핀 CEO는 전날 늦게 열린 한 행사에서 상호 관세에 대해 “엄청난 정책적 실수”이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리더십을 대체할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봉 5만달러로 생계를 꾸리는 가족에게 식료품과 토스터, 진공청소기를 사는데 20~40% 더 든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며 “미국으로 일자리가 돌아오는 꿈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건 20주, 2년이 아니라 20년이 걸리는 꿈”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주요 거래국과의 협상에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석탄 채굴 관련 행사에서 “(협상은) 기성품이 아닌 맞춤형 거래”라며 일본과 한국의 대표들이 현재 워싱턴으로 날아오고 있으며 거래를 성사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다르면 이탈리아의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도 다음 주 유럽연합(EU)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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