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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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고위관계자가 9일 향후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패키지’로 제시할 가능성에 대해 “방위비 문제만 떼서 하는 딜(협상)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대미 협상과 관련해 다른 국가들과 경제·통상 문제를 협력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관세와 방위비 패키지 딜을 마련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관세와 방위비 패키지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조선, LNG(액화천연가스)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을 예시로 들었다.
이 고위관계자는 “전체적인 것들이 다 합쳐서 관세와 패키지로 가서 딜이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응하며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하나의 카드로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과 통화를 마치고 자신의 SNS에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을 논의했다”며 “그들(한국)은 내 첫 임기 때 수십억달러(수조원)의 군사적 비용 지불을 시작했지만 ‘졸린 조 바이든(전 대통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발언을 의식하고 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한·미 정상 통화 관련) 우리 보도자료에 방위비라는 단어는 없지만 ‘한·미 군사동맹’을 얘기했다는 부분에 방위비 얘기가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스톱’ 발언에 대해 “패키지로 빨리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 거기에 굉장히 열려있다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협상력을 확보하는 전략 차원에서 미국과 협상에 성급히 접근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읽힌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비관세 장벽 문제, LNG 프로젝트 계획 등 굉장히 많은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구체화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미 양자 간 관세 협상을 진행하되 이와 관련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 권한대행이 전날 미국 CNN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맞대응이 아니라고 발언한 취지에 대해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다른 나라와) 연대를 안 하겠다고 말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건 명확히 짚고 가야 할 것 같다”며 “LNG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혼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관심 있는 나라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다자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협력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한·미 정상 간 통화에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외교부 관계자 등이 배석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충분히 말씀하셨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 (일방적으로) 얘기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화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당초 영어로 쭉 (얘기)하려다가 정상 간 통화라는 부담이 있어서 앞부분은 통역을 쓰고 뒤로 가서는 영어로 말했다”고 밝혔다.
방 실장은 그러면서 “이를 듣고 트럼프 대통령은 ‘뷰티풀 잉글리시(beautiful English·아름다운 영어)’라는 표현을 쓰면서 통역 없이 영어를 쓴 부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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