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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트럼프 관세 설계자에 "멍청이"…머스크 열 받게 한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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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무관세를 촉구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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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관세를 두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머스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관세 책사'로 통하는 나바로를 "완전한 멍청이(moron)"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는 나바로가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자동차 조립업체라고 깎아내린 데 대한 반응이다. 그는 나바로의 발언은 "명백한 거짓"이라면서 나바로는 "벽돌 자루보다 멍청하다"고 거듭 비난했다.

머스크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수직 통합이 잘 된 자동차 제조업체이고 미국산 부품 비율도 가장 높다"며 "나바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전문가인 '론 바라'에게 좀 물어보라"고 덧붙였다. 론 바라는 나바로가 과거 자신의 관세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전문가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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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충돌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시장 폭락이 시작된 뒤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 주말 한 누리꾼이 나바로 고문이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관세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자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는 지능보다 자만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그는 (관세 정책 등)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다"고 저격했다. 이에 나바로 고문은 TV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일부 무역 문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테슬라가 미국에서 조립만 할 뿐 부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머스크가 '관세 정책 설계자'인 나바로를 연일 공개 저격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강행한 상호관세가 행정부 내에서 광범위한 동의를 얻고 있지 않단 신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상호관세를 강행하며 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인 나바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8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내부 논의 당시 나바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25% 보편관세를 부과하거나 무역적자에 따라 상호관세를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10% 기본관세에 나라별 상호관세를 추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나바로의 제안에 가장 근접한 것이었단 전언이다.

나바로와 달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은 관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더 정교하고 표적화된 관세를 제안했다고 한다. 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세 철회를 개인적으로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머스크와 나바로의 불화에 대해 대수롭지 않단 반응을 보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와 나바로는 무역과 관세에 반대되는 견해를 가졌다. 남자들은 다 그렇다"며 개입하지 않겠단 입장을 내놨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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