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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 “낙상 마렵다”…피해 父 “간호사 사과 못받아, 자다가도 깬다”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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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SNS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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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중환자실에서 신생아를 돌보며 “낙상 마렵다”란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져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대 피해 신생아 부모가 “간호사 얼굴 한번 보지 못했고 사과조차 못 받았다”며 “일상이 마비됐다”고 분노했다.

피해 신생아 아버지 A씨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까지 간호사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사과조차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자다가도 깨고 가만히 있다가도 생각난다. 제 일상은 마비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안돼서 아기 이름을 받았는데 뭔가 다 여기에 관련된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 그 이름은 안 쓰려고 한다”며 “이 이름은 폐기했고 다시 이름을 받아 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 몸을 다치는 것을 말하며, ‘~마렵다’는 표현은 ‘~하고 싶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결국 ‘낙상 마렵다’는 것은 정황상 ‘아이를 떨어뜨려 다치게 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A씨의 아이는 지난 달 24일 태어났으며 학대 논란이 벌어진 날은 같은 달 27일로 약 2주가 지난 상황이다.

A씨는 “아이가 태어난 지 7시간 뒤에 산소 포화도가 떨어졌고 산소마스크를 끼고 3시간 있어도 회복이 안돼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며 “신생아 중환자실에선 부모가 아이 곁에 있을 수 없기에 태어나자마자 헤어졌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간호사 일탈이 있었다. 죄송하다’는 내용의 병원 측 단체 문자가 발송됐다고 한다.

대구 모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SNS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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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A씨는 사소한 일인 줄 알고 그냥 넘겼는데, A씨 아내가 ‘맘카페’를 통해 학대 사진들을 보게 됐고 자신의 아이가 피해자인 것을 알게 됐다.

간호사가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에는 신생아와 함께 있는 상황에서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 “몇시고 지금. 잠 좀 자라”고 적혀 있었다. 또 아이가 안겨 자신의 옷을 잡은 사진에는 “낙상 마렵다(하고 싶다)”고 쓰기도 했다.

A씨는 “너무 열 받아서 영업하던 것도 중단하고 바로 병원에 갔다”며 “간호 부장 등 병원 사람들은 처음부터 잘못했다고 하면서 학대가 맞다고 인정했는데 원무과에서 최고 경영자 위임받은 사람들이 와서 ‘간호사 잘못이다, 병원은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학대와 관련 추가 제보받았다며 “지난해 8월부터 SNS에 슬금슬금 올라왔다고 한다. 추가로 확인받은 것만 3명”이라며 “아이를 상대로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추가 제보를 받고 병원에 다시 갔더니 그제서야 “학대가 맞다”고 병원측이 인정했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 간호사와 병원장을 고소했으며, 병원 측은 해당 간호사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피해 신생아와 가해 간호사가 더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대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간호사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추가된 2명의 간호사는 사건의 발단이 된 간호사가 SNS에 올린 사진을 다른 곳에 공유했다”며 “이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가톨릭대학병원 김윤영 병원장은 지난 5일 공식 사과 영상을 통해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병원 구성원들도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소중한 자녀를 믿고 맡겨주신 부모님들께 크나큰 충격과 상처를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간호사의 집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고,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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