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487.5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美 관세 인상에 中 위안화 절하
세계국채지수 편입 연기도 악재…원/엔 환율도 1,020원대로 급등
미국 상호관세 발효, 코스피 2,300선 아래로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한 리더십 공백 속에 대외 악재가 끊이지 않아 환율이 조만간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10분께 1,487.5원까지 치솟았다. 오전 11시15분께 1,476.9원까지 주춤했으나 다시 상승 폭을 키워 오후 내내 1,480원 선을 웃돌았다.
원/엔 재정환율도 오후 1시30분께 100엔당 1,025.59원까지 올랐다. 오후 3시30분 기준가는 1,020.91원으로, 2022년 3월 17일(1,022.27원) 이후 가장 높았다.
트럼프(왼쪽)와 시진핑 |
이날 환율 상승에는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 경제 불안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원화 약세 요인의 하나로 거론된다. 원화 가치가 위안화 약세에 연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둘러싼 협상도 안갯속이다.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관련 논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수 편입에 따른 선진국 자금 유입, 자금 조달 비용 절감, 달러화 유입에 따른 고환율 기조 완화 등의 효과도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있다"며 "당연히 1,500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공항 환전소 원/달러 환율은 이미 '1,500원' 중반 |
그는 "미국과 중국이 대화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환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며 상반기 환율 범위를 1,430∼1,500원으로 제시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환율이 1,5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중 갈등 격화 가능성에 환율의 상방 리스크도 상당히 크다"며 환율이 1,420∼1,51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부정적 영향과 제2 교역국인 미국의 우리나라 관세 부과 소식에 원화 매력도가 감소했다"며 상반기 환율을 1,420~1,515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관세 전쟁이 장기화하면 환율도 1,500원대를 지속하면서 뉴노멀 수준의 가격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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