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효 시인 |
춘일(春日)
정훈(1911∼1992)
노랑 장다리 밭에 나비 호호 날고
초록 보리밭 골에 바람 흘러가고
-꽃시첩(1960년 6월 30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그려낸 시조다. 장다리는 무나 배추의 꽃줄기다. 그 노란 밭 위에 나비가 호호 난다니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보리가 익어가는 밭에 바람이 흘러가니 보릿고개도 얼마 남지 않았겠구나. 자운영이 붉게 핀 논둑에는 아직 코뚜레를 꿰지 않은 어린 송아지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은 이렇게 노래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추억과 욕망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었다”
-황무지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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