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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관세·방위비 ②흑자 ③조선·LNG…대미협상 밑그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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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8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분간 통화하면서 대미(對美) 협상의 기준(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원스톱 쇼핑’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한국에 ① 관세와 방위비, 대미 투자 등을 묶은 패키지 딜을 원하고 ② 대미 무역흑자를 해소할 방안의 마련과 ③ 한국이 경쟁력 있는 조선업과 알래스카 LNG 투자에 신경써 달라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통화로 정상외교의 지원도 받은 만큼 상호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실무협상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 정 본부장 등 한국 협상단의 방미 일정에 맞춰 통화가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의 최고 팀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고, 상황은 좋다(looking good)”고 언급했다. 미국에 도착한 정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협상 속도를 높인다. 정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알래스카 LNG 건도 중요한 부분이고, 이미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조선도 미국 측이 가장 관심을 갖는 영역”이라며 “우리가 경쟁력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 충분히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도 예상된다. 알래스카 LNG 투자의 경우 이미 미국 측과 LNG 구매·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대만 등과는 달리 한국 정부는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총 건설비가 390억~440억 달러(약 57조~6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알래스카 개발 논의가 한·일 관세 협상에서 대안이 될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빠르게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방위비 인상 등 미국의 요구를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서는 시장 개방이나 비관세 장벽 해소 등의 선물을 꺼내야 하는데, 각 부처 간 이해관계가 다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패키지 딜을 하려면 협상 대표에게 범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큰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며 “조기 대선 국면에서 범부처 간 입장 조율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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