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율 10%로 한발 물러서
국채 급락세에 금융위기론 고개든 영향
테슬라 22%, 엔비디아 18% 등 급등
일각선 “미국 주식이 개도국 시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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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 국에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10%로 낮춰서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는 폭등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962.86포인트(+7.87%) 오른 4만608.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74.13포인트(+9.52%) 뛴 5456.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57.068포인트(+12.16%) 상승한 1만7124.97에 장을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S&P500의 이날 상승폭은 2008년 이후 최대,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 번째로 컸다. 다우존스는 2020년 3월 이후, 나스닥은 200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90일 간의 관세 유예(Pause) 조치와 함께 그 기간 동안 상당히 낮아진 상호관세 10% 부과를 즉시 시행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25%를 비롯해 EU 20, 일본 24%, 베트남 46% 등 각국에 발효됐던 관세는 앞으로 90일간 10%로 낮아진다.
이날 주요 국가에 대한 관세가 한시적이지만 낮아지면서 급등주가 속출했다. 테슬라는 22.69% 올랐으며 델타항공은 23.38%, 로빈후드는 23.53% 올랐다.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18.72%, 23.82% 상승했다. 그동안 관세로 인해 아이폰 생산과 판매에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에 4거래일 연속 학락했던 애플도 이날 15.33%로 반등에 성공했다.
국채 발작 가능성에 노선 조정한 듯…트럼프 “국채 시장 보고있다, 매우 까다롭다”
국채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 시장에서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유통한 거래의 청산 압력이 커진다. 담보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기관들이 빚을 상환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내던져야 해 또다시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올 수 있다. 2022년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사임한 배경에도 이같은 국채 시장 불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이날 월가에서는 “연준이 긴급 개입을 해야 하는 것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영국 퀸즈칼리지 총장은 관세 유예 발표 직후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유예를 어떤 식으로든 결정하도록 설득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오늘 우리는 엄청난 국채 가격 변동이 시장의 기능장애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조정이 국채 시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관세 조정 후 질의응답에서 “채권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며 “채권 시장은 정말 까다롭지만 지금은 정말 아름답다, 어젯밤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며 금융시장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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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10%가 관세 하한선”···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나 의구심도
다만 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이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조정된 새로운 관세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가구 당 비용 2000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하면서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관세에 따른 가구당 소득 감소가 5000 달러로 추산한 것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일반 가계의 소비력이 감소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걸음 물러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 중단하고 있으며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인상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책에 대한 신뢰를 이미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조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이날 “내 방어주 중심 포트폴리오는 오늘 플러스라서 시장에 불만은 없다”며 “그렇지만 묻고 싶다. 대통령이 전날 잠을 잘 잤는지 여부에 따라 어제 내린 정책을 뒤집을 수도 있는 그런 고변동성 미국 주식을 정말 갖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관세율이 가장 낮을 가능성도 남았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제 상한이 20%이며 임시로 설정된 하한선이 10%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90일 뒤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10% 이하로 낮아지기 어려울 가능성을 시사한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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