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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수단 난민르포] ⑸교민 구출한 남궁환 대사 "여전히 극심한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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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성 속 수단 탈출해 카이로 임시사무소 근무…"국제사회 관심 줄어 안타까워"

    "2년 만에 난민 약 400만명 발생…이집트·남수단·차드 등으로 피란"

    연합뉴스

    2023년 4월 내전 발발시 교민 구출 작전 이끈 남궁환 주수단 한국대사
    (카이로=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남궁환 주수단 한국대사가 수단 내전 2년(4월15일)을 앞두고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임시사무소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11 raphael@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최악의 인도적 위기인 수단 분쟁으로 수많은 강제 실향민이 발생했고, 이들은 여전히 극심한 기아에 직면해 있어요. 대한민국을 비롯해 각국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남궁환 주수단 한국대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임시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수단 내전 2년(4월15일)을 앞둔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남궁 대사는 2023년 내전 발생 시 수도 하르툼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교민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진두지휘해 주목받았다.

    그는 교민 28명과 강아지 1마리와 고양이 2마리까지 더해 모두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온 뒤 외교부 기자실에서 수단 교민 긴급 대피 관련 브리핑을 했던 2년 전을 떠올리며 "오래된 일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주수단 한국대사관 카이로 임시사무소의 남궁환 대사(왼쪽)와 권현진 참사관
    (카이로=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주수단 한국대사관 카이로 임시사무소의 남궁환 대사(왼쪽)와 권현진 참사관(오른쪽)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수단 내전 2년(4월15일)을 앞두고 현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5.4.11 raphael@yna.co.kr


    그해 1월 부임 후 약 3개월 만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사태로 수단에서 철수한 그는 5월부터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내 사무실 공간 일부를 빌려 업무를 이어갔다.

    이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카이로무역관 사무실이 있는 건물 3층을 임차해 10월 중순에야 독립했다. 대사 집무실과 회의실 등을 포함해 약 330㎡ 규모다.

    특수 상황으로 인해 하르툼 시절보다 대사관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14명이 감원돼 남궁 대사와 권현진 참사관, 한국인 직원 2명 등 총 7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 수단, 한국 지도가 나란히 붙어 있는 벽면에 서서 "인원은 적으나 매일 수단 상황을 살피며 공개할 만한 정보는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밀도 있게 일한다"며 웃었다.

    또 다른 옆 벽면을 장식한 하르툼 지도 2장을 가리키면서는 "힘들었던 기억 때문인지 초기에는 심장이 계속 두근대는 등 공황장애 증상이 있었다"며 "정신적으로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수단 내전은 2년이 가까워져 오지만 군벌 간 갈등은 여전하다.

    정부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초기에 정전에 합의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추진한 제네바 회담은 결렬됐다.

    남궁 대사는 "군 통합 등 문제에서 비롯돼 명분이 약하고 관심도 줄어든 전쟁이 돼 안타깝다"며 "이젠 '잊힌 전쟁'에서 '무시된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이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분쟁 당사자들이 무력 사용을 지속하고 있어 국제사회가 평화적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분쟁으로 1천130만명의 국내실향민이 발생했고,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피란한 난민은 392만명으로 집계된다.

    그는 "SAF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지난해 12월 이후 매일 500∼600명이 수단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구호 키트 받기 위해 모인 수단 난민들
    [유엔난민기구(UNHCR)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이주기구(IOM) 3월 최신 통계를 보면 내전 발발 이후 수단 국민들은 전쟁 위협을 피해 이집트(151만명), 남수단(110만명), 차드(98만명) 등 인접 국가로 피신해 난민이 됐다.

    지난 1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통계에 따르면 수단 국민 3천400만명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전체 인구(5천44만명)의 67.4%에 해당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OCHA(기근 및 홍수 등 긴급 위기 대응·500만 달러), IOM(수단 국내실향민 식수 및 위생 지원·250만 달러), WFP(식량 지원·150만 달러) 등 국제기구를 통해 1천200만 달러(약 176억원)를 지원했다.

    남궁 대사는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수단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거라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대사나 차석급 등 여러 채널로 열리는 외교단 회의에 참여해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인도적 지원과 중재 노력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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