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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눈치보기? 日, 5월 기준금리 어쩌나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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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위축에 인상 동력 약화

    트럼프, 엔화 약세 문제 삼아

    5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둔 일본은행(BOJ)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관세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로 금리 인상 동력은 약화됐지만 일본과 관세 협상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화 약세를 문제 삼고 있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듯한 인상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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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30일부터 5월1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회의는 관세 쇼크라는 외풍 속에서 진행된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등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일본 경제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 이로 인해 일본 은행은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4일 "이번 자동차 관세, 상호 관세 도입으로 국내외 경제 및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및 일본 경제를 하방 압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BOJ의 '경제 물가 정세의 전망 리포트'에 쏠려 있다. 향후 통화정책의 경로를 엿볼 수 있어서다.

    바바 나오히코 바클레이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약 0.5%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하며, BOJ가 금융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이 이하로 전망치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급격하게 낮추면 외부에 금리를 그만 올리겠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우에다 총재는 '외부 환경이 크게 바뀌면 우리의 경제·물가 전망도 이에 맞춰 바뀔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하향 조정 폭이 너무 크면 금리 인상 중단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금리 인상을 보류한다는 신호를 강하게 주면, 엔저를 적대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일본의 엔저를 문제 삼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미·일 관세 협상에서 주요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은 9일 의회에서 "미국과의 소통 과정에서 환율을 포함해 다양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향후 환율 문제는 협의 주제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너무 비둘기파(완화적)처럼 보이면 엔저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금리 인상 움직임만 밀어붙일 경우 경기침체 압력이 가중될 수 있는 셈이다.

    닛케이신문은 "현재 일본은 관세로 인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직면해 현실적으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후퇴했다"며 "그럼에도 관세 협상에 대비해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며 섬세한 정책 조율이 요구되는 국면"이라고 짚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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