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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방콕서 직접 기술·앱 개발…카뱅, 태국 인뱅 '현지'에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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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카카오뱅크 태국 진출 개요/그래픽=이지혜



    카카오뱅크가 참여한 태국 디지털은행(가상은행) 컨소시엄의 인가 여부 발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카카오뱅크는 방콕 현지 근무를 전제로 한 인력 채용에 한창이다. 지분투자 형식의 인도네시아 진출 방식과 달리 태국은 컨소시엄과 함께 방콕 현지에서 직접 기술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태국 디지털뱅크 서비스 기획자 △글로벌 백엔드 개발자 △모바일(React Native)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 모바일 뱅킹 관련 직무의 글로벌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서버 구축·사용자 경험 설계 등 기술 중심 직군을 중심으로, 일부는 지난해 말부터 수시 채용 중이다.

    특히 이번 채용 공고에는 '2025년 중 태국 방콕에서 근무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본부를 통해 태국 프로젝트의 사전 준비를 함께할 한 자릿수 인력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앱 운영 등에 참여하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속한 컨소시엄은 2023년 9월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태국은 오는 6월쯤 신청 사업자 5곳 중에서 3곳을 선정할 예정으로 카카오뱅크가 속한 컨소시엄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컨소시엄엔 태국 금융지주사 SCBX를 주축으로 중국 위뱅크(WeBank)와 카카오뱅크가 참여하고 있다. SCBX의 현지 네트워크와 자본, 위뱅크의 '위챗'을 활용한 사용자 정보,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기획·개발 역량이 결합됐다는 평을 받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앱 개발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카카오뱅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아직 태국 중앙은행의 인가가 나지 않았으나 인가받을 경우 1년 안에 운영해야 하는 만큼 제때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인력을 구성하고 현지 파견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태국 현지 진출은 직접 인력을 파견한다는 점에서 이전까지의 해외 진출 사례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앞서 인도네시아 인터넷은행 '슈퍼뱅크(Superbank)'에는 지분투자만 단행했다. 슈퍼뱅크가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상품을 참고해서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정도였다.

    관련 내용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컨퍼런스콜에서도 언급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태국에서 라이선스를 성공적으로 취득한다면 프론트엔드부터 앱 개발을 스스로 수행하고자 한다"며 "UI·UX(사용자환경·경험)를 포함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기술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인가를 받는다면 단독은 아니지만 태국 금융시장에 재진입하는 첫번째 한국 금융회사가 된다. 국내 금융사들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대부분 철수했고 이후 재진입은 없었다. 일부에선 이로 인한 태국 금융당국의 비우호적인 시선이 남아 있다고 해석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아무리 공간적인 제약이 없더라도 현지 금융시장의 파악은 필수적"이라며 "카카오뱅크도 그런 측면에서 파견이 필요하다고 보고 컨소시엄과 소통 면에서도 현지 운영에 이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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