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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급등에 키오스크 확산…수혜 1순위 포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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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 키오스크 도입해 이익급증...한국은 올해 장애인 배려 키오스크 의무도입

[편집자주] [종목대해부]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 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트럼프 관세가 각국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유럽, 일본, 인도 등 각국 증시 변동성이 사상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혼란에서 벗어나는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반은 좋지 못하지만 개별 종목군에서는 들여다볼 종목들이 있다.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기업들이다. 경기침체가 호재로 작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1월 상장한 포스뱅크는 이런 특징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 경기침체기에 성장하는 불황산업에 속해있기도 하다.


키오스크 도입해 이익급증한 쉑쉑버거, 인건비 부담도 급감

머니투데이

포스뱅크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13일 글로벌투자정보업체 원리포트 리서치에 따르면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프리미엄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로 한국에도 입점한 쉐이크쉑(Shake Shack, SHAK)은 지난해 4분기 깜짝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억2870만 달러로, 시장전망과 일치했는데 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보다 60% 넘게 늘어난 것이다. 주당순이익(EPS)은 0.26달러로 전년동기(0.02달러)의 13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쉐이크쉑은 기존 330여 개의 매장을 향후 1500개 직영 매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쉐이크쉑의 올해 연간목표는 △매출 14억5000만~14억8000만달러 △순이익 4500만~6000만달러 등이다. 매출은 15~18%, 순이익은 316~455% 늘리겠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미국은 특히 인건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매년 급증하는 인건비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쉐이크쉑도 예외는 아니었다. 쉐이크쉑은 2017년 키오스크 음식주문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시행했는데 2022~2023년 전사로 확대했다. 2023년 말에는 전국 직영매장의 95%가 키오스크를 갖추게 됐다. 그해 9월에는 맞춤주문 추천 기능(prescribed customization)이 생겼고 2024년부터는 업셀링 기능 강화, 운영자 툴 통합, 옴니채널 기능 확대 등 고도화가 진행됐다.

쉐이크쉑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매년 4분기 기준)은 2021년 29.6% →2022년 28.9%→2023년 28.5%→2024년 26.9% 등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카운터 주문을 키오스크로 바꾸면서 주문 전담직원이 줄었고 지역·형태별 매장 맞춤형이 가능해졌다.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채널과 결합해 인건비가 최적화 됐고 고객들의 주문 대기시간이 1분 이상 단축됐다는 게 쉐이크쉑의 설명이다.

'주문 정확도 향상→재작업 감소→노동 생산성 향상'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 타코벨, 파네라 브레드, 던킨, 파이브가이즈 등 프랜차이즈 수요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2025년부터 2034년까지 키오스크 시장이 연평균 10.1% 성장할 것으로 본다. 2034년에는 시장규모가 약 305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OS, 키오스크 전문업체 포스뱅크...매출 78%가 해외에서

포스뱅크는 2003년 설립 이후 20년 넘게 POS(Point of Sale) 및 키오스크 시스템에 집중해온 전문 기업이다. POS 및 키오스크 전용 단말기를 개발·생산해 전 세계 80여 개국 200여 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출의 78%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명실상부한 수출주도형 기업이다.

주력 제품군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터치 스크린 기반의 POS 시스템, 둘째는 매장용 인터랙티브 키오스크다. 이외에도 주방용 디스플레이(KDS), 디지털 안내판(DID), 주문 시스템 등도 공급 중이다. POS 시스템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키오스크는 10~15% 수준이다. DID, KDS 등 주변기기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나머지다.

POS 제품은 리테일·프랜차이즈·카페 등 다양한 매장에서 활용되며, 키오스크는 무인 주문·결제 단말기로 식음료, 편의점, 약국, 공공기관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POS가 늘어나면 키오스크도 늘고, 키오스크가 판매되면 POS와 KDS까지 함께 판매되는 연계 수요 구조가 최근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주력 아이템들이 서로의 수요를 견인하는 구조라 시너지가 크다.

포스뱅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순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중동 등 각 시장에 맞는 ODM(주문자 개발 생산),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면서 글로벌 톱티어 결제 솔루션 업체들과 협업 중이다. 실제로 미국의 P사, 국내 오케이포스 등과 협력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연간 28만3000대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평택 자동화 공장을 준공했고, 2025년 중 신규 증축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대규모 양산 체계를 구축해 ODM 파트너들에게 가격 경쟁력까지 제공하는 구조다. 2024년 6월에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연락사무소를 개설했고 2025년 3월에는 독일 현지 법인을 설립해 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여기에 자회사 PBUS Tech를 통한 미주 시장 확대, 일본 서비스센터 설립 검토까지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 수출이 주를 이뤘으나, 현지 법인 설립과 ODM 협업 확대를 통해 직접 진출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함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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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뱅크 연혁/그래픽=김현정





2025년, 장애인 배려한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 의무화...신규시장 생겨나나


내수시장에서도 큰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에 따라 100인 미만 사업장까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 음성인식, 안면인식, 수어영상, 점자기능, 자동 높이 조절 등의 기능을 내장한 것이다.

2025년부터 키오스크 등 무인단말기를 신규 설치하는 사업장은 배리어프리 기능을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하며, 기존 설치분도 2026년 1월 28일까지 교체 의무가 발생한다. 민간 키오스크를 제외하더라도 정부와 공공기관, 금융기관 몫만 해도 규모가 상당하다. 포스뱅크는 MAZIC POS, MINT POS, ACT POS 등 하이엔드 라인업과 함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 중이며 테이블오더 시장까지도 본격 진출하고 있어 중장기 실적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화 트렌드가 본격화되면서 키오스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POS 수요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 확장, 리뉴얼 시장, 글로벌 브랜드의 매장 확대와 함께 POS 역시 연계 수요가 발생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POS와 키오스크를 결합한 고사양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단가가 높고 ODM·OEM 계약시 안정적인 매출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포스뱅크는 단순 하드웨어를 넘어 매장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업체로 도약 중이다. 20년 이상 축적한 개발력과 품질관리 체계, 해외 ODM 파트너들과의 신뢰 기반 관계, 그리고 유럽·북미 직접 진출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아쉬웠던 지난해 실적...매출성장과 함께 증가할 비용통제가 관건


포스뱅크 실적/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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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포스뱅크가 지난해 우호적인 영업여건에서도 역성장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770억원으로 전년대비 2.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0% 감소했다. 순이익도 27.97% 줄었다. ODM 단가인하 압력과 일부제품 납기지연 이슈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은동욱 대표가 지난해 1월 코스닥 상장 당시 내세운 경영 목표(매출 30% 증가, 영업이익률 3%p 상승)는 지나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도 실적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방산업의 수요는 탄탄하지만 중국사무소와 독일법인 초기운영에 소요되는 비용회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평택 자동화 공장증축과 감가상각, 신제품 개발비 등 재무제표에 부담을 줄 변수들이 많은데, 이를 회사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비용을 상쇄할 수준의 수주와 납품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포스뱅크는 실적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종목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준환 기자 abc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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