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전기차의 열 폭주를 막기 위해 개발한 배터리시스템 모형. 발화 지점에 소화 약제를 강한 압력으로 분사해 화재를 진압한다. 현대모비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배터리셀에 불이 나면 소화 약제를 자동 분사해 화재를 즉시 진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내열 소재를 활용해 인접한 셀로 열과 화염이 전이되는 현상인 ‘열 폭주’를 지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사전에 원천 차단하도록 배터리시스템(BSA)을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BSA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화장치, 배터리 케이스 등의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BMS는 센서가 수집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의 온도와 전압, 내부 압력을 분석해 이상징후를 판단한다. 발화 시 약제를 분사할 위치를 정해 소화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도 BMS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일반 가정용 소화기 용량 3.3㎏의 5배에 달하는 소화 약제를 BSA 내부에 넣었다. 이 약제는 냉각과 절연성, 침투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환경과 인체에도 해가 없는 성분을 사용했다고 현대모비스는 전했다.

소프트웨어 로직은 다중 안전장치와 이중화된 알고리즘 구조를 적용해 BSA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변화에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전기차 화재 안전성’은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경쟁적으로 전기차 열 폭주 예방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해외 각국에서도 배터리 열 폭주 지연, 열전이 방지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이번 시스템이 세계 시장에서 차세대 안전 기술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현대모비스는 기대했다. 수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도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는 신소재를 개발한 바 있다. 진동형 히트파이프로 불리는 이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배터리셀 사이사이에 배치하면 급속 충전 시 배터리시스템 내부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낮춰준다.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연구실장 박용준 상무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늘어난 대형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며 배터리시스템의 안전 기준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탈 수 있도록 글로벌 기준을 상회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고도화된 배터리시스템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권재현 선임기자 jaynew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