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복귀 기업, 10년간 168곳뿐
“공장 짓기 어려운 나라”…경직된 노동시장·규제 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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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년 넘게 ‘리쇼어링(해외 생산 기지의 국내 복귀)’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국내 복귀는 커녕 ‘엑시트 코리아(Exit Korea)’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특히 대기업 사례는 손에 꼽힌다. 주요 기업들은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빠르게 재편 중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31조 원을 투입해 전기차 및 철강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한국 기업들의 미국행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복귀’보다 ‘해외 생산’이 더 안전한 선택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뿐만 아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 생산거점의 새판을 짜는 모양새다. 국내로 유턴하고 싶어도 높은 인건비, 복잡한 규제 등의 경영 환경이 국내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는게 기업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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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014년 363억 달러(약 52조 원)에서 2023년 934억 달러(약 133조 원)로 157% 급증했다. 이 기간 신고 건수도 9665건에서 1만3190건으로 3500건 이상 늘었다. 해외법인 설립이나 외국 기업의 경영 참여를 위한 10% 이상 지분 취득 등이 이에 포함된다.
기업들이 국내 복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7개국 중 종합 순위 20위를 기록했지만 ‘기업 여건’ 항목은 47위에 그쳤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공장을 짓는 순간부터 노조, 규제, 전기료 등 수많은 비효율을 감당해야 한다”며 “해외는 이 모든 과정이 훨씬 간단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쇼어링 정책이 단순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업들이 실제로 생산과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개혁과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에 더해 법인세를 15%까지 낮추며 미국으로 제조 기업들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는 법인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인 21%로 인하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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