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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빌딩 日에 넘어가던 1980년대, 트럼프 관세 집착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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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엔저에 美적자 심각…‘불공정 무역’ 신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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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갈취(Rip off)하고 있다.”

1987년 미 뉴욕 맨해튼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 출연해 미국이 일본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BBC 등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집착은 40여 년 전 일본의 자동차, TV 공습이 한창이던 1980년대부터 생겨났다. 일본의 넘치는 돈이 뉴욕 록펠러센터를 비롯한 랜드마크 빌딩을 접수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불공정 무역론’이 신념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타깃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옮겨갔을 뿐, 1980년대 미일 무역 전쟁에서 사용된 환율과 관세 전쟁이 이번 미중 갈등에서도 표면화될 것이라고 본다. 당시 일본은 전자제품, 자동차를 대량 수출해 미국 산업을 뒤흔들었지만 미국은 고금리로 ‘강달러’가 지속됐고, 이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특히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은 심각했는데, 미국의 대(對)일 무역적자는 1980년 100억 달러에서 5년 만인 1985년 460억 달러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1985년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일본과 당시 서독 화폐 가치는 올리고, 달러화 가치는 내리는 역사적인 ‘플라자 합의’에 나섰다. 1986년에는 미일 반도체 협정을 통해 일본 반도체 가격 통제에 나섰고, 1989년 미국의 무역법인 ‘슈퍼 301조’로 일본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에 100% 관세를 부과했다. 수개월 후 일본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결국 관세는 풀었지만 일본은 엔화 절상과 버블 경제가 함께 터지며 ‘잃어버린 30년’으로 들어서게 됐다. 반면 미국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 주도권을 통해 경제 대국으로 더욱 성장했고 경제 패권을 지켰다.

레이건 행정부의 일본에 대한 관세 및 환율 공격의 ‘성공’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와 더불어 환율 전쟁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1980년대와 달리 중국 주요 수출품이 미국 기업의 현지 생산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정권을 이미 경험한 중국은 ‘(중간선거 전) 2년만 버티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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