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입장발표 없이 설만 무성…어정쩡한 국힘 지도부
경선 통과 후보가 양보?…범보수 통합 되레 역효과 우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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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려는 구(舊)여권 진영이 '빅텐트'(초당파 연합) 딜레마에 빠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참여 여부가 빅텐트 구상의 핵심인데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은 '한덕수를 뺀 연대'를 주장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서도 경선에 불참한 한 권한대행을 띄울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진영에서는 6·3 대선 '빅텐트론'이 화두로 급부상 중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사실상 국민의힘 경선 참여가 불가능해진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길을 열어두자는 의미의 아이디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대행 옹위 움직임도 세를 불려가며 나날이 확산 중이다. 박 의원은 한 권한대행 출마 촉구 연판장에 동의 의사를 밝힌 의원만 54명에 이른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김문수·홍준표 후보 등이 빅텐트론을 주창하지만 '반(反)이재명'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하고도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 등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자당 후보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불만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인사를 키우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영입해 내세운 결과가 두 번째 대통령 파면 '흑역사'로 이어진 데 대한 자성론도 적지 않다.
한 권한대행은 명확한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며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다. 선거 체제에 돌입한 국민의힘 내에선 한 권한대행에 대한 옹호 메시지 보다 오히려 민주당 공세에 맞장구치는 후보들이 대다수다.
한 권한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에 맞춰 5월 초쯤 출마 의사를 밝히더라도 빅텐트론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한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과 연대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쉽게 물러날 리 없는 국민의힘 후보가 한 권한대행과 각을 세우면 그나마 남은 정권 재창출 희망도 사라지고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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