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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6 (화)

    [단독] 러시아와 한국 기업 다리 놓는 민주당... 모스크바 직항 재개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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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안보 핵심 의제 '우크라전'…민주당, 로우키 유지
    전용기 의원, 대한항공 만나 모스크바 직항 재개 협의
    "종전 후 한러관계 개선·북극항로 개발 등 위한 초동조치"
    전문가들 "한러관계 개선 필요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 인지해야"
    "전략적 방향성 설정한 뒤 섬세한 접근 필요해"
    한국일보

    1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버스 등 차량이 파괴돼 있다. 현지 당국은 시민들이 부활절 종려 주일을 맞아 교회 등에 모여 있을 때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2기가 시내를 강타해 최소 3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은 미국 정부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전쟁을 종식하려는 이유를 비극적으로 상기시킨다라고 규탄했다. 수미=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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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중단된 모스크바 직항노선과 항공물류 운항 재개를 위해 국내 기업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여의치 않고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모스크바 직항·항공물류 복원 제안 나선 민주당

    한국일보

    대한항공 새 CI 적용 항공기 KE703이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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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인천-모스크바 직항 재개를 위해 대한항공 측에 러시아 쪽에서 관련 협의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대선 정국이라 본격적인 협의는 어렵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북극항로 개발에 나서려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준비를 해놓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내용이 정리되면 (이재명 전 대표에게) 보고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이다.

    미러관계 개선 나선 트럼프 행정부…"한러관계 개선, 한반도 안정에 필수적"


    한러관계 개선은 민주당의 대선 공약에도 담길 내용이다. 북극해 통과 항로 개척에 관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대선 외교공약 기조에 '전략적 협력 대러기조'를 반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전 대표는 전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러관계 개선에 나서고, 북러관계는 이미 군사동맹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우리도 러시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를 중재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지켜만 보다가는 한국이 뒷전으로 밀리는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생각보다 어려워…섬세한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속도조절을 주문한다. 한러관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러시아에 등을 돌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의 유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석배 전 주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선제적 관계개선을 서두르기보단 우리의 전략적 방향성을 우선 치밀하게 설정한 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안보 전문가는 "한국의 방산장비를 수입하고, 유지·보수를 맡기려는 유럽국가들은 러시아에 가장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는 동·북유럽 국가들"이라며 "유럽의 대러기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 현안에 정통한 다른 전문가(예비역 대령)는 "휴전기나 종전기에 들어가면 국가들의 민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협상 동향을 주시하면서 낮은 단계의 교류부터 재개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한국을 향해 불만과 기대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한 가결 이후인 지난 1월 "한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서방의 반러시아 노선을 계속 따라갔다"고 지적하면서 "관계 정상화에 관심 있는 한국의 합법적인 정부와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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