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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순익 71% 급감' 테슬라 위기에 머스크 "정부 일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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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콘퍼런스콜서 거취 명확히
    "테슬라 경영에 더 많은 시간 할애"
    시장은 반색... 시간외서 주가 상승
    한국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정부효율부 업무와 관련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머스크 옆에서 그의 아들이 코를 후비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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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달부터 정부 업무를 줄이고 테슬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축소작업을 이끌고 있는데, 이 같은 정치 활동이 테슬라 가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결국 머스크 스스로 정부와 거리두기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이날 테슬라는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에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반등했다.

    매출·주당순익 시장 예상 밑돌아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193억3,500만 달러(약 27조6,33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고, 순이익은 4억900만 달러(약 5,845억 원)로 71%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주당순이익(0.27달러)은 앞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를 모두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등과의 경쟁,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머스크에 대한 인기 하락이 더해지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머스크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테슬라는 미국, 유럽 등지의 신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중고차 판매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최근 몇달 사이 머스크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기 위한 목적에서 테슬라 판매점, 차량, 충전소 등에 불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서만 이날까지 약 37% 떨어진 상태다.
    한국일보

    22일 미국 뉴욕의 한 테슬라 전시장 외벽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정부효율부 활동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환경단체 멸종저항 회원들이 스프레이로 새긴 것이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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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택시·로봇 계획대로 나올 것"


    충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은 그래서 머스크 성토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머스크가 선제적으로 향후 계획을 밝히고 나서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렀다. 머스크는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5월부터는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원하는 한 매주 1, 2일은 정부 업무에 쓸 것 같지만, 다음 달부터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테슬라에 할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임기는 5월 말 전후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신과 테슬라를 향한 우려를 의식해 서둘러 거취를 공식화한 것으로 읽혔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테슬라 위기론'에 대해서도 "우리가 죽음의 문턱에 섰던 적이 열두 번은 되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그는 "(관세 등) 도전 과제들이 있지만 나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라며 완전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시범 영업을 6월부터 시작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연말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가 신차도 상반기 생산에 들어간다는 기존 계획을 확인했다.

    이 같은 일련의 발표는 투자자들이 그간 손꼽아 기다려온 것이었다. 특히 머스크의 '경영 집중' 선언에 시장이 반색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 넘게 상승했다. 금융투자사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1분기 실적은 완전히 망한 수준"이라면서도 "머스크가 정부 일에서 물러나 경영에 집중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평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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