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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GOTY 후보 하나 추가요"
화제의 신작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이하 클레르 옵스퀴르)'를 약 30시간 플레이한 소감이다.
정말 의외의 복병이다. 신생 게임사의 데뷔작이 이 정도로 완성도가 높을 줄은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이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직접 플레이하기 전에는 그저 세계관과 콘셉트가 독특한 게임이라고만 여겼다.
직접 플레이해 보니 스토리, 전투, 연출 모두 예상을 뛰어넘었다. 상상 이상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고, 완성도가 높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 킹덤컴2 등과 나란히 GOTY 후보에 올라도 손색이 없다.
특히 전투가 정말 재밌다. 턴제 전투보다 실시간 전투를 선호하는 기자도 거부감 없이 몰입할 정도다. 피지컬과 전략적인 판단을 끊임없이 요구해 턴제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도 한 번 손에 익히고 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지녔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특정 스토리 몰입감이 떨어지고 숙련도에 따라 전투 난도 편차가 꽤 크다. 전략적 재미를 높이는 요소이긴 하나 초반에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피로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
단점이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사소한 푸념에 가깝다. 올해 출시된 게임 중 메타크리틱 점수가 가장 높은 사실만 봐도 게임의 완성도는 확실히 뛰어나다.
장르: 턴제 RPG
출시일: 2025년 4월 24일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
유통사: 스마일게이트
플랫폼: PC, PS5, Xbox
■ 궁금증을 유발하는 세계관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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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옵스퀴르는 세계관부터 확실히 눈길을 끈다. '페인트리스'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거석에 매년 숫자를 새기고, 그 숫자에 해당하는 나이의 사람들이 전부 연기처럼 사라지는 '고마주' 현상이 벌어진다.
플레이어는 고마주를 막고 페인트리스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33번째 원정대의 일원이다. 세계의 비밀과 페인트리스의 정체를 파헤치는 여정에 나선다.
스토리의 가장 큰 강점은 배경 설정과 감정선의 연결이다. 단순히 '세상을 구하자'는 대의가 아니라 숫자 하나로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상실감과 복잡한 감정을 안고 떠나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깊이를 더한다.
중요한 전투 구간과 특정 스토리마다 재생되는 컷신도 훌륭하다. 성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대사 한 줄, 표정 하나에도 감정이 살아 숨 쉰다. 연출도 과하지 않게 잘 조율돼 감정의 강약을 정확히 집어냈다.
이야기 전반에 걸쳐 꾸준히 던져지는 떡밥들이 궁금증을 자극한다. 페인트리스는 왜 고마주를 일으키는지, 세계는 어떤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다음 전개를 향해 이끌린다. 답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호기심을 유도해 끝까지 플레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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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반 스토리 전개 흐름은 다소 아쉽다. 스토리 시작은 꽤 충격적인 방식으로 연출된다. 곧 원정대에 합류해 여정을 떠나는 구스타브와 구스타브가 사랑하는 소피의 고마주, 33원정대의 궤멸 등이 스토리 극 초반부에 속전속결로 펼쳐진다.
초반부에 중요 사건과 고마주의 위험성을 강조해 긴장감을 올려놓고 갑자기 페인트리스와 관련이 없는 동료 영입과 제스트랄 관련 스토리로 방향을 튼다. 중심 서사에서 벗어난 전개 탓에 초반에 쌓은 몰입도가 흐트러진다.
다행히 이 구간만 넘기면 이야기는 본궤도에 올라선다. 페인트리스와 고마주라는 핵심 설정이 다시 자리 잡으면서 중심 서사의 긴장감을 되찾고, 엔딩까지 몰입감 있는 흐름이 이어진다.
■ 전투만큼은 GOTY급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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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야말로 클레르 옵스퀴르의 백미다. 스토리가 3할이라면 전투가 7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투가 주는 재미와 몰입감이 굉장히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8할까지 줘도 문제없을 것 같다.
클레르 옵스퀴르는 턴제 전투와 실시간 전투가 결합된 방식이다. 호요 버스 '붕괴: 스타레일'의 턴제 전투 방식과 패링, 회피, 점프, 그래디언트 카운터, QTE 등 실시간 조작 요소가 더해진 전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그 중에서도 패링 시스템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적의 모든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내면 행동력을 의미하는 'AP'가 충전되고, 강력한 카운터 공격이 발동한다. 단순한 리듬 액션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고 타이밍을 노리는 스릴이 전투의 핵심이다.
물론 정직한 패링이 만능은 아니다. 몬스터마다 공격 패턴과 모션, 템포가 모두 달라 매번 새로 익혀야 한다. 첫 시도에서 타이밍을 놓치더라도 반복 숙달을 통해 점점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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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스 몬스터와 전투에서 더 차별점이 도드라진다. 단순 패턴 반복에 그치지 않고 공격 타이밍을 꼬거나 점프, 광역 기술 등을 섞어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시험한다. 페이즈 전환 시 공격 패턴이 조금씩 바뀌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보스가 5연속으로 공격하는 기술을 사용하면 1~2타는 빠르게, 3타는 텀을 두고, 4타는 점프를 유도한 후, 5타는 강력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조작 숙련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판단도 필요하다. 보스나 특정 몬스터는 다양한 디버프를 부여해 전투 흐름을 끊는다. 대표적으로 AP 회복을 막는 '기진맥진'과 N 턴 후 캐릭터를 즉사시키는 저주, 아군을 공격하는 매혹 등이 있다. 전투 순서와 해제 타이밍까지 고려해야 한다.
방어 효과 역시 중요하다. 강한 적일수록 자신에게 피해 무효화 버프를 건다. 1회에 그치지 않고 한 번에 여러 번 시전하기 때문에 AP를 아껴둔 후 한 번에 몰아치는 방식으로 방어막을 돌파할지, 디버프 해제를 우선할지 상황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 스킬 구성과 공격 순서, 리소스 분배까지 플레이어의 선택이 전투의 승패를 가른다.
■ 각기 다른 콘셉트와 메커니즘 지닌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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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손맛과 몰입감을 책임진다면, 깊이를 채우는 건 6명의 개성 강한 캐릭터다. 외형이나 콘셉트만 다른 것이 아니라 플레이 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정도로 뚜렷한 차별성을 지녔다. 같은 적과 싸워도 어떤 캐릭터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전투의 흐름과 해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각 캐릭터들은 고유한 전투 메커니즘으로 설계됐다. 예를 들어 마엘은 3가지 전투 태세를 오가며 자신을 강화하는 캐릭터다. 공격, 방어, 명인 태세로 나뉘며 각각 효과가 다르고 태세를 전환할 때마다 AP가 충전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전환과 연계가 필수다.
시엘은 예언을 부여하고 소모해 보너스를 얻는 독특한 구조다. 예언 중첩량과 소모량에 따라 전투 성능이 달라진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2턴 동안 강력한 '황혼' 상태에 진입해 예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모노코는 처치한 네브론의 다리를 수집해 해당 네브론의 기술을 습득하는 독특한 캐릭터다. '야수의 돌림판'으로 기술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등 다른 캐릭터에서는 볼 수 없는 운용이 전투에 신선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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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캐릭터별 메커니즘이 독립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스킬 트리와 무기 효과, '픽토스'라 불리는 패시브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캐릭터 운영이 완전히 달라진다.
공격에 특화된 빌드로 몰아붙일 수도 있고 회복, 부활, 버프 등 아군 지원 중심의 빌드도 만들 수 있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플레이어의 이해도와 조합 능력이 성능에 직결된다.
빌드 구성에 따라 대미지 편차도 크게 벌어진다.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더라도 고유 메커니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전투가 길어지고 난도도 상승한다. 무작정 강한 스킬만 쓰는 게 아니라 메커니즘을 정확히 숙지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핵심 재미다.
각 캐릭터가 가진 기믹과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최적의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는 철저히 시스템 중심의 전략 전투다. 숙련도가 오를수록 전투는 더 짜릿하고 빌드가 완성될수록 게임은 더 재밌어진다.
장점1.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 연출
2. 턴제와 실시간을 합친 손맛 있는 전투
3. 고유한 메커니즘으로 전투의 깊이를 더한 캐릭터
단점1. 몰입감 떨어지는 특정 구간 스토리
2. 숙련도에 따라 천차만별인 전투 난도
3. 스토리 구간 부족한 육성 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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