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집중 단속…사이버 성범죄자 224명 검거·13명 구속
10대가 운영한 '판도라방'도 포함…"박사방 닮아"
SNS 매개로 피해자 접촉한 뒤 개인정보 탈취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 유포된다'며 사진 요구
이후 지속적으로 수위 높은 사진 요구하며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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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7개월 간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224명이 검거되고 13명이 구속됐다. 검거 인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적용됐는데, 이중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성년자들을 성 착취한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 피의자가 포함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8월 2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약 7개월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함께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 대한 총체적 단속을 진행한 결과 22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3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상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이용협박,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 허위영상물소지·제작·유포 등의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번 단속으로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판도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주범 A(17)군을 비롯한 가담자들을 검거했다. A군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여성 피해자 19명을 상대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34개를 제작하고 불법촬영물 81건, 허위영상 1832개를 소지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해당 범행 수법이 피해자들이 전송한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심리를 지배했다는 점에서 N번방 사태의 '박사방', 김녹완이 운영한 '자경단' 등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A군 등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성적 호기심이 있어 보이는 10대 초반의 아동·청소년 여성을 물색했다. 이후 '텔레그램에서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고 있는데 유포자를 알려 주겠다'고 하며 이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그런 뒤 피해 사실을 확인하겠다며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신체 사진을 확보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수위가 높은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 강도를 높여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피해자) 5명을 낚아 오면 해방시켜겠다'는 조건으로 다른 피해자를 물색·유인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중 일부는 범행에 가담해 공범이 됐다.
경찰이 이번 단속으로 검거한 주요 피의자 중에는 오피스텔에 설치한 몰래카메라를 통해 불법 촬영물을 판매한 일당도 포함됐다. B(33세·남)씨, C(28세·남)씨 등은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자신들이 임대한 오피스텔에 폐쇄회로(CC)TV를 통해 피해 여성 53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장면 등 총 1584회 불법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 여성 피해자 53명 가운데 3명은 아동청소년이었다.
이밖에 경찰의 이번 단속으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텔레그램에서 '작가'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청소년 2명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직장 동료 등에 대한 허위영상물(딥페이크)를 만든 D(52·남)씨 등도 구속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신속한 신고로 조기에 수사에 착수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덕분에 신속하게 피의자를 검거, 추가 피해자 양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며 "피해 발생 시 망설이지 말고 바로 수사기관이나 관련 상담 기관 등을 방문해 피해 사실을 알려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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