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3월 전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 지표들은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3대 축인 생산·소비·투자는 지난 1월 ‘트리플 감소’, 2월 ‘트리플 증가’를 나타낸 데 이어 이달에는 항목별로 방향성을 달리하면서 ‘오락가락’ 양상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는 114.7(2020년=100)로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1월 1.6% 감소했으나 2월 1.0% 반등한 데 이어 이달까지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유리창으로 부산항 북항이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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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업 생산은 제조업(3.2%)에 힘입어 전달보다 2.9% 증가했다. 여기에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산(13.3%) 증가의 영향이 크다. 이는 2023년 8월(13.6%) 이후 19개월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의약품(11.8%)과 전자부품(7.8%) 생산도 증가했다.

건설업 생산(건설기성)은 토목·건축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들면서 전월대비 2.7% 감소했다. 전달 2.4% 늘어나면서 7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그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서비스 소비를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3% 줄었다. 도소매업 생산이 3월 3.5% 줄어 감소 전환했고 금융·보험(-2.1%), 정보 통신(-2.1%) 등에서도 감소세가 나타났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 판매 지수는 0.3%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8%), 의복 등 준내구재(2.7%)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8.6%)에서 크게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1.5% 증가해 2023년 6월(1.5%)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그동안의 소매판매 감소 추세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면 “1분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집행과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정책 효과 때문인지, 개선이 이뤄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3.4%) 등은 투자가 늘었으나, 농업·건설·금속기계 등 기계류(-2.6%)에서 투자가 줄었다. 건설수주는 기계설치 등 토목(-70.5%)을 중심으로 크게 줄면서 전년 동월보다 8.7%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두원 심의관은 “현재 생산량만 보면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 영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달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 호조세가 나타났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등은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1분기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 분기보다 0.2%, 0.7%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속보치)와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측정방식의 차이가 있다”면서 “제조업의 경우 통계청은 국내 산업을 보지만, 한은은 가공·중계무역 등 해외 생산도 일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1분기 설비투자는 1.9%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전 분기대비 6.1% 줄었고, 건설수주는 작년 1분기보다 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대미 협의, 국내 피해기업 지원 등 관세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필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신속히 추진하고 건설투자 부진 요인을 점검해 근본적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