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래민주당 ‘국힘 당명 변경’ 요구
韓 “경악스럽다”…金 “해선 안 될 말”
새미래 측 “韓-국힘, 尹과 단절해야”
현실론 속 일각선 “정계개편도 가능”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4월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새미래민주당,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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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 기자] 보수 진영에서 띄운 ‘반이재명 빅텐트’ 논의가 시작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빅텐트 대상으로 거론되는 주체들의 ‘동상이몽’ 때문으로, 단일화 주도권과 흥행 사이 물밑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1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미래민주당의 ‘국민의힘 당명 변경’ 요구를 거론하며 “당원들의 자존심을 팔아넘기고, 당원 몰래 당명까지 바꾸려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경악스럽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당명 변경은) 당원들이 요구해야 하는 것이지, 문재인 정권 출신 인사들이 이래라 저래라하고, 거기에 휘둘리는 모습을 당이 보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도 전날 한 후보와 치른 결선 토론회에서 “황당하게 생각한다”라며 “다른 집 아이보고 이름을 고치라는 것과 똑같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전병헌 대표가 이끄는 새미래민주당은 22대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 내 반명 인사들이 창당한 정당이다.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가 출마를 결심하면서 반명 빅텐트 주자로 떠올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 전 총리에게 2일 만남을 요청했으나 일정 문제로 불발됐다.
이 전 총리는 한 권한대행에게 개헌과 단일화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 여기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도 포함됐다. 이 전 총리 측은 통화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무총리로서)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이를테면 ‘단절’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 사태에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고 했다. 진보 진영 주자로서 반명 빅텐트 합류 부담이 큰 이 전 총리에게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반대 운동까지 나섰던 당 지지층이 (요구 사항을) 수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4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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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보수 진영 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빅텐트에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특정인을 반대하는 목표만이 유일한 연대가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며 “지금의 빅텐트는 또 다른 ‘진영팔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후보 역시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싫다”고 했다.
당초 ‘슈퍼 빅텐트’를 거론했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현실론이 나오고 있다. 빅텐트 주자들을 모두 설득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7일 이전을 1차 단일화 시한으로 보고 있다. 2차 단일화 시한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 3차는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는 25일 이전이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대 당으로 모두 끌어안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며 “(새미래민주당을 통해) 호남 민심을 안고 오는 것도 좋지만, 보수 진영 내 단일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대선 이전 “계엄의 강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고 물러나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언젠가는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 ‘한덕수 차출론’에 앞장섰던 충남 3선 성일종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대한민국을 대개조하는데 모든 세력이 함께하고, 개헌과 선거구제까지 개편한다는 큰 그림이 예측된다면 당명 뿐만 아니라 그 이상도, 대선 이후에는 큰 정계개편까지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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