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8 (일)

    AI 황제의 고백 "중국, 미국에 뒤처지지 않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젠슨 황 "중국, 미국 바로 뒤에"
    "화웨이, 가장 강력한 기업 중 하나"
    "미국 정부의 AI 지원 정책 필요"


    한국일보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대미 투자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은 뒤처져 있지 않다. 우리(미국) 바로 뒤에 있다. 아주, 아주 가까이에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황제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우위를 가져가려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대로 가면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고 고백하며, 미국도 중국처럼 정부 차원의 AI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변한 것이다.

    황 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힐 앤 밸리 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간 AI 기술력이 차이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은 막대한 부를 가진 나라고, 기술적인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며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가 중국인"이라고 짚었다.

    한국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참석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웨이, 몇 년 새 엄청나게 발전"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 'H20' 등을 대중국 수출 규제 품목에 추가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규제에 맞춰 따로 개발한 AI 칩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주력 AI 칩 H100 등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중국에 수출 가능한 칩 중에서는 최고 성능이었다.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에 맞춰 H100급 성능을 내는 AI 칩을 이르면 이달부터 대량 출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 CEO는 이에 "화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컴퓨팅, 네트워킹 기술, 소프트웨어 역량 등 AI를 발전시키기 위한 필수 기술에서 그들은 매우 뛰어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책으로 AI 생태계 지원해야"


    황 CEO는 "미국 행정부는 AI 개발을 가속화하고 우리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적 지원은 단순히 기술 자체에만 국한돼선 안 되고, 관세와 인재, 전력 등 AI 발전을 뒷받침할 생태계 전체에 미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AI 칩 규제 수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전날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무역 상대국을 3단계로 분류하고 칩 수출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AI 확산 프레임워크'의 규정을 변경하려 한다고 전했다. 3단계 체계를 아예 폐지하고, 정부 간 협상을 통해 국가별로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칩 수출 제재를 무역 협상과 연계시켜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왔다. 황 CEO는 이에 "새로운 규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이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며 "미국의 AI 기술을 전 세계에 더 빠르게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술이 세계에 전파되는 것을 정부가 막는다면 중국이 그 자리를 꿰찰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