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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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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컬처로 물든 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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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 갤러리 플라자에 마련된 ‘하우스 오브 씨제이’의 내부 모습. 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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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부터 케이(K)팝이 흘러나온다. 에스파의 ‘위플래시’다. 안으로 들어가면 약 625m²(190평) 규모의 장소에 ‘케이컬처’가 펼쳐진다. 작다면 작은 공간이지만 꾸밈은 알차다. 디제이(DJ)가 고른 케이팝 음악을 비롯해 올리브영 파우더룸, 스크린X 부스 안 270도 파노라마 영화, 닭강정 등 비비고의 음식, 뚜레쥬르(TLJ)의 빵 등을 듣고 보고 맛보면 시간이 금세 간다. 한국의 전통주인 문배술을 활용한 칵테일까지 경험하면 파티장이 따로 없다.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 있는 TPC 크레이그 랜치 갤러리 플라자에 마련된 ‘하우스 오브 씨제이’(HOUSE OF CJ)의 모습이다.



    CJ그룹은 2024 파리올림픽 때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했고, 그때 경험을 자양분 삼아 무대를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인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달러)으로 옮겨 왔다. 더 CJ컵은 2017년부터 개최됐으며 2024년부터는 바이런 넬슨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미국에서 치러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16만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방문해 골프 관람과 함께 케이컬처를 경험했다.



    한국 기업이 PGA 정규 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것은 현대자동차가 5년간(2011~2016) 미국에서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개최하면서부터다. 이후 CJ그룹이 2017년 국내 최초로 더 CJ컵을 제주도에서 개최해 한국에서 정식으로 PGA 투어가 열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2017년부터 타이거 우즈(미국)가 호스트로 참여하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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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GA 정규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 우승 트로피. CJ그룹 제공


    한국 기업들이 PGA 투어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확장을 위해서다. CJ그룹은 현재 식품, 물류,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비비고의 경우는 지난 2021년 미국프로농구(NBA) 엘에이(LA) 레이커스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해 2024~2025시즌에도 레이커스 선수들이 유니폼 왼쪽 위편에 비비고 로고를 달고 뛰었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15%가 PGA 투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25~34살 연령대에서는 19%로 가장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또한 PGA 투어 팬들은 일반 대중보다 팟캐스트, 스트리밍 등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인 경향도 나타났다. 미국 내 PGA 투어의 시청률 하락과 팬층의 고령화, 그리고 LIV(리브) 골프와의 경쟁 등 복합적인 변화가 있지만 중상류층 소비자, 충성 팬층을 대상으로 글로벌 중계망을 갖춘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점에서는 기업 마케팅 측면에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 PGA 투어가 전 세대에 인기가 있지는 않지만, 특정 타깃층 공략에 집중하면 오히려 더 높은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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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GA 정규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 전 프로암에 참가한 크리스 김. 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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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더 CJ컵을 통해 비비고 브랜드는 미국 내 인지도가 상승했고, 미국 내 대형 유통체인 입점이 확대되었다고 한다. CJ그룹은 2033년까지 바이런 넬슨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지역 비영리 단체인 댈러스 세일즈맨십 클럽과 함께 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남자골프 세계 1위인 ‘텍사스 맨’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일(한국시각)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골프는 점점 세계적인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고, CJ가 텍사스에 와서 이 대회를 후원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면서 “투어에 이렇게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있는 것은 보기가 좋고, 앞으로 골프가 계속해서 더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며 더욱 치열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5일 열리는 더 CJ컵에는 임성재, 김주형, 안병훈을 비롯해 초청 선수인 최승빈, 크리스 김(17·영국)이 참가한다. 시그니처 홀은 17번 홀(파3)로, 전장은 147야드에 불과하지만 콜로세움처럼 코스 주변이 넓은 데크로 둘러싸여 있는 게 특징이다. 17번 홀에서는 선수들이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1000달러가 적립돼 전액 기부된다. 지난해에는 총 7만6000달러를 모았다.



    매키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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