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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5.05.01. /사진=뉴시스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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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6·3 조기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한 달여 남은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한 전 대행이 반이재명(반명) 빅텐트 구성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도에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이 이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한 전 대행의 대권 도전 파괴력이 배가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 전 대행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행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방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았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경제 문제와 극단의 정치라는 위기와 도전을 해결하겠단 점을 출마 명분으로 제시했다. 이날 출마 선언에선 '경제 회복'과 '국민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선언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무소속 신분으로 대통령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서울 쪽방촌 방문 등에 나설 계획이다. 오후엔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총리직 사퇴를 발표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5.01. /사진=뉴시스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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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행의 대선 출마는 이번 대선 판의 최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대행의 지지율은 당장 이 후보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가 반명 빅텐트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단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한 전 대행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통이며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를 지낸 외교통상 전문가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세계 경제와 외교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국정을 안정시키고 위기를 돌파할 적임자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호남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참여정부에서도 국무총리를 지냈다. 한 전 대행이 여야 진영간 대결 정치를 종식시키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며 거국내각, 연립정부를 꺼내들 경우 설득력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그가 권력 분산형, 임기 단축 개헌을 공약할 경우 이를 반대한 이 후보를 압박할 수 있다.
이종훈 평론가는 "한 전 대행은 중도보수 성향에 호남, 특히 전북 표심을 가져올 역량이 있어 민주당에겐 불리한 후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엮어서 프레임을 짜려고 하지만 한 전 대행은 과거 민주당 정권에서도 일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김문수(가나다순, 왼쪽 사진), 한동훈 후보가 1일 각각 대전중앙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상인·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5.01.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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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행은 일단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후 외곽에서 반명 빅텐트를 치고, 3일 확정되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3차 경선(결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모두 한 전 대행과의 단일화에 반대하고 있진 않지만 단기간 내에 후보 단일화가 원만히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단일화는 늦어도 10~11일 후보등록 마감일 전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초반부터 줄곧 단일화에 긍정적 입장을 밝혀온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단일화 룰 관련 협상이 상대적으로 원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동훈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꺾는다면 단일화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열린 비전형 노동자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동취재) 2025.05.01. /사진=뉴시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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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보수진영 전체로 보면 이날 대법원 선고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대법원이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판단을 확정한 것과 다름 없다는 평가여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교체하지 않는 한 중도 표심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권 대선주자 전반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본다. 이들의 주장은 '이재명은 막아야겠다'는 것인데 오늘 조희대 대법원장의 결론은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며 "다만 누가 더 이재명을 잘 막을 거냐의 문제인데, 누가 더 수혜를 받을진 단순히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재명 지지층은 오늘 선고에도 지지를 계속하겠지만 중도층 지지는 빠질 확률이 높다. 오늘 NBS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지율이 42%인데 이중 15% 정도는 중도층의 지지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행의 대선 출마에 앞서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가중되면서 한 전 대행이 날개를 달았단 평가도 나온다. 구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재명은 오늘 정치적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며 "선거는 반명 빅텐트를 칠 한덕수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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