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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북극 기지에서 사라진 7명… 알래스카 마을에 섬뜩 비밀 있다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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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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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래스카주 작은 도시 에니스의 경찰서장 리지는 집단 동사 사건이 발생하자 이전 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찾는다. H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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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알래스카주 에니스(드라마에만 존재)는 외딴 작은 도시다. 북극점 북쪽인 이곳은 12월 중순이면 극야가 시작된다. 낮도 밤도 어둡기만 하고, 눈보라와 눈폭풍이 수시로 분다. 극야가 시작된 날 에니스 인근 한 연구 기지에서 연구원 8명 전원이 동시에 사라진다. 신고를 받고 텅 빈 기지에 출동한 경찰은 누군가의 잘린 혀를 발견한다. 춥고 어둡고 고립된 북극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①실마리 찾기 힘든 집단 사망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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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 인근 연구 기지 연구원들이 집단 동사 상태로 발견된다. 경찰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 시신이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H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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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니스 경찰서장 리지(조디 포스터)는 심상치 않은 사건임을 직감한다. 예전 맡았던 미제 살인사건을 여전히 쫓는 순찰대원 이밴젤린(칼리 레이스) 역시 예사롭지 않게 여긴다. 둘은 따로 사건을 수사한다. 잘린 혀의 주인이 미제 살인사건의 피해자 케일라(애나 램)라는 걸 둘은 안다. 하지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리지와 이밴젤린은 공조 수사는커녕 서로 함께할 수 없다는 선을 긋는다.

    연구원들은 집단 동사한 채 발견된다. 기이하게도 모두 발가벗은 상태다. 하루 종일 햇빛을 볼 수 없는 음산한 환경 속에서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진 걸까. 케일라의 원혼이 연구원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걸까. 연구원들은 케일라 살인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②도시는 왜 광산이 필요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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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경찰 이밴젤린은 이라크전 파병 후유증과 가족을 잃은 슬픔에 시달리며 사건 해결에 더 매달린다. H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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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니스는 광산에 절대 의존하고 있다. 광산 개발로 수질과 토양이 급속히 오염되나 사람들은 쉬 광산을 포기하지 못한다. 일자리도 세금도 학교도 광산 덕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케일라는 환경운동가로 광산 폐쇄를 주장했다. 그의 행동이 광산 관계자의 분노를 샀는지 모른다.

    리지와 이밴젤린은 사건 해결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손을 잡는다. 막 수습 딱지를 뗀 젊은 경찰 피터(핀 베넷)가 힘을 보탠다. 하지만 피터의 아버지인 고참 경찰 행크(존 혹스)는 자꾸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리지의 상관인 알래스카 경찰서장은 집단 동사를 자꾸 자연 재난의 결과로 몬다. 광산업체는 일부 경찰과 결탁해 수사를 방해하는 걸까.

    ③생태주의와 여성주의의 절묘한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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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디 포스터는 상부의 압력에 맞서며 부하직원을 다독여 사건을 해결해 가는 인물 리지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그려낸다. H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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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술적인 기운이 시종 화면을 감싼다. 케일라의 죽음도, 연구원들의 집단 동사도 기이하기만 하다. 일부 사람들 눈에는 유령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공포 심령물은 아니다. 주술은 에스키모의 전통과 북극만의 독특한 환경 묘사를 위해 동원된 장치다.

    리지와 이밴젤린은 협력해 단서들을 찾아내고 끔찍한 살인사건의 모자이크를 하나씩 맞춰간다. 리지와 이밴젤린이 역경을 딛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여성 연대를 상징한다. 둘만의 연대 말고도 사건의 주요 열쇠를 쥔 또 다른 여성 연대가 반전을 빚어내기도 한다. 드라마는 생태주의와 여성주의의 결합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추리 수사극의 묘미를 놓치지 않는다.
    뷰+포인트
    인기 드라마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로서는 최초로 여자 경찰 둘이 사건 해결에 나선다. 백인 남성 둘(시즌1)에서 백인 남녀(시즌2), 흑인(시즌3) 등으로 이어지며 변화를 시도했던 시리즈다운 인물 설정이다. 리지와 이밴젤린은 공통적으로 가족 때문에 극복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지니고 있다. 두 사람이 아픔을 이겨내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모습은 이전 시리즈 주인공들과 비슷하다. 조디 포스터의 연기가 발군이다. 그는 지난해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멕시코 유명 감독 이사 로페즈가 1~6회 모두를 연출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3%, 시청자 5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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