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아내 질 여사가 4월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AP=뉴시스 /사진=민경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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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경제·통상 정책 전반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일 진행된 인터뷰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퇴임 후 처음 이뤄졌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2기 100일'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승리하고 볼만한 건 없었다"고 박하게 평가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평화 협정의 하나로 (러시아에) 양보하면 푸틴이 멈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다"며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양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현대판 유화책(appeasement)'"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언급한 '유화책'은 1930년대 후반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가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의 패권 야욕을 달래려고 제시했던 양보안을 의미한다. 당시 유럽 강대국들은 독일계 주민이 대다수인 체코의 수데텐 지역을 독일에 넘겨주고, 히틀러가 더 이상 영토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뮌헨 협정'을 도출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협정을 어겼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이자 깡패"라며 "독재자, 깡패에게 자기 것이 아닌 상당한 규모의 영토를 차지하도록 하락한다고 해서 그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다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국가들도 러시아에 무력하게 항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 캐나다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야욕을 지적한 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유럽 내 미국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야욕 발언에 대해 "역대 어떤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느냐"고 반문하며 "우리(미국)는 자유, 민주주의, 기회의 나라이지 몰수의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의 힘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동맹은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제공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국가들이 국방 지출을 충분히 하지 않고 미국에만 의존한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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