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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김정은, 러시아 전승절 맞아 "불패의 동맹관계 끊임없이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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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맞아 대사관 찾아
    모스크바 현지 참석 대신 러 체면 세워줘
    김정은, 정치·외교 이유로 타국 대사관 첫 방문
    푸틴, 열병식서 북한군에 특별한 감사 전해


    한국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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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축하연설을 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조의 표명 목적을 제외하고 타국 대사관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전승절 80돌을 맞아 주북 러대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로(북러)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옆에는 딸 주애가 함께했으며 북한의 2인자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노광철 국방상, 최선희 외무상, 리히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이 수행했다.

    최 외무상은 북러관계가 "진정한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승화"됐다며 "(이날 북한 최고지도부의 방문은) 두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평안과 행복,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적극 도모해 나가려는 강렬한 의지의 뚜렷한 과시"라고 평가했다. 이어 "평양과 모스크바는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날 방문에 거듭 의미를 부여한 것은 그만큼 김 위원장이 타국 대사관을 직접 찾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피델 카스트로 사망 당시 쿠바 대사관을, 2018년 재북 중국 관광객 3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중국 대사관을 찾은 것 외에 정치·외교적 이유로 타국의 대사관을 방문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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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축하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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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 측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를 방문하지 않은 만큼,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는 동시에 북러 밀착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통일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러시아 측의 요청이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북러 협력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회담 개최 시점 등 후속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보도에서 특이한 점은 주애의 호칭이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가장 사랑하는 따님'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를 데리고 다닌 것처럼, 딱딱한 이미지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하려 했을 것"이라며 "만약 주애가 후계자 수업 중이라면, 향후 러시아의 후견적 역할을 기대하면서 의도적으로 지속 노출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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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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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에 참전한 북한군에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전체가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 참가자들을 지지하며 그들의 강한 정신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 군부 포옹과 악수를 나누는 등 친근함을 보였다. 열병식 이후엔 별도의 회담도 가졌다.

    통일부는 열병식에 북한군 장성 5명과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 등이 참석했으며, 장성들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지도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김영복 총참모부 부참모장(상장), 리창호 총참모부 부참모장 겸 정찰총국장(상장), 신금철 총참모부 작전국 처장(소장) 등 확인됐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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