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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모유가 근육을 키운다고요?” 근거 없는 틱톡발 황당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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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2030 남성들 SNS서 확산된 ‘모유 소비’ 신드롬
    1ℓ에 14만원…유기농·비건 모유엔 프리미엄
    의학 근거는 ‘불확실’, 감염병·위생 관련 우려도


    한국일보

    영국의 젊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모유가 ‘근육 성장 보조제’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프로그램 달리3(Dell-E3)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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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국의 젊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모유가 ‘근육 성장 보조제’로 주목받고 있다. 틱톡 등 SNS에는 “모유를 마신 뒤 회복력이 빨라졌다”거나 “유청 단백질보다 흡수가 뛰어나다”는 후기와 함께 실제 운동 루틴과 모유 섭취 장면을 담은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등은 이 같은 수요와 맞물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산모와 개인 간 모유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기농 식단을 지킨 산모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산모의 모유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분류되며, 가격은 약 30g당 1,100원에서 최대 3,500원에 거래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모유를 거래하며 약 140만원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모유를 판매하는 이들은 대부분 출산휴가 중인 여성들이다. 한 판매자는 “보육비로 생계가 빠듯해 남는 모유를 팔아 수입을 보탠다”고 밝혔으며, 다른 판매자는 “모유 판매 덕분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아를 돌보며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남는 모유를 통해 생계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 방식에 안전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모유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채 거래된다. 현재 영국에는 개인 간 모유 거래를 금지하는 명확한 법적 규제가 없다. 혈액검사나 위생 기준을 요구하는 시스템도 없어, 구매자 스스로 냉동 상태나 출처를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다.

    보디빌더들의 주장과 달리, 성인이 인간 모유를 섭취했을 때 특별한 근육 증가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모유는 신생아의 면역과 성장에 최적화된 영양소이며, 성인에게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인턴 기자 djy936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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