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ℓ에 14만원…유기농·비건 모유엔 프리미엄
의학 근거는 ‘불확실’, 감염병·위생 관련 우려도
영국의 젊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모유가 ‘근육 성장 보조제’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프로그램 달리3(Dell-E3)로 생성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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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의 젊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모유가 ‘근육 성장 보조제’로 주목받고 있다. 틱톡 등 SNS에는 “모유를 마신 뒤 회복력이 빨라졌다”거나 “유청 단백질보다 흡수가 뛰어나다”는 후기와 함께 실제 운동 루틴과 모유 섭취 장면을 담은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등은 이 같은 수요와 맞물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산모와 개인 간 모유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기농 식단을 지킨 산모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산모의 모유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분류되며, 가격은 약 30g당 1,100원에서 최대 3,500원에 거래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모유를 거래하며 약 140만원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모유를 판매하는 이들은 대부분 출산휴가 중인 여성들이다. 한 판매자는 “보육비로 생계가 빠듯해 남는 모유를 팔아 수입을 보탠다”고 밝혔으며, 다른 판매자는 “모유 판매 덕분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아를 돌보며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남는 모유를 통해 생계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 방식에 안전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모유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채 거래된다. 현재 영국에는 개인 간 모유 거래를 금지하는 명확한 법적 규제가 없다. 혈액검사나 위생 기준을 요구하는 시스템도 없어, 구매자 스스로 냉동 상태나 출처를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다.
보디빌더들의 주장과 달리, 성인이 인간 모유를 섭취했을 때 특별한 근육 증가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모유는 신생아의 면역과 성장에 최적화된 영양소이며, 성인에게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인턴 기자 djy936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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