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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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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하락…금감원 “필요한 보완조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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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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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보험사의 지급여력(킥스)비율이 하락했다. 금리가 하락한 데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하에서 단기 실적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업권이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린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위험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업계와 소통해 필요한 보완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15일 낸 ‘2024년 12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킥스비율은 206.7%(경과조치 적용 후)로 지난해 9월 말보다 11.6%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전 분기보다 8.3%포인트 하락한 203.4%, 손해보험사는 16.0%포인트 하락한 211.0%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행 보험업 감독규정상 킥스비율이 150%을 하회하면 원칙적으로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등을 할 수 없고, 100%를 하회하면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명령·요구) 대상이 된다.



    지난해 킥스비율이 떨어진 것은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부채가 늘어난 것이 일차적 이유다.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장기자산을 많이 보유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져 부채로 평가되는 금액이 커진다.



    여기에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이나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도 영향을 줬다. IFRS17 하에서 보험사들의 계리적 가정의 자율성이 늘어났는데, 이 보험들은 이에 따라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기보장형 상품들이다. 해지율 등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면서 단기 실적을 부풀린 대신, 요구 자본이 늘어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전날 메리츠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김용범 지주 부회장이 “보험사들이 공시한 장기손해율 가정을 검토한 결과 회계적 정합성이 아직 70%에 머물고 있다”며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단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상품 등에 대해서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아직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에서 자의적인 가정으로 실적을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일부 보험사가 단기 성과를 위해 장기 안정성 훼손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논의를 통해 필요한 보완조치가 준비되면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사옥. 롯데손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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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에 금감원이 제동을 건 것도 킥스비율 하락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말 롯데손보의 킥스비율은 154.6%로 권고치를 넘지만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이를 밑돌았다. 이 수석부원장은 “롯데손보의 구체적인 자본 확충 계획을 기다리고 있고, 롯데손보도 주주와 협의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한 롯데손보 정기검사에 따른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은 이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중에는 마무리된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일각에선 후순위채 상환을 앞둔 다른 보험사에서 롯데손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푸본현대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하기도 했다. 다만 이 수석부원장은 “후순위채를 발행한 대부분 회사가 상환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한두 곳이 경계선에 있는데 이들 회사도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방안을 진행 중이어서 상환이나 차환에 전혀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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