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마지막 승부를 앞둔 조상현 창원 엘지(LG) 감독(왼쪽 두번째)과 전희철 서울 에스케이(SK) 감독(왼쪽 세번째). 한국농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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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차전 공방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지난 일은 모두 잊고 단 한 경기 7차전에 모든 것을 갈아 넣어야 한다. 2024~2025 남자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이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마지막 승부를 남겨 뒀다. 정규리그 1위 팀 서울 에스케이(SK)는 3연패 뒤 3연승, 2위 팀 창원 엘지(LG)는 3연승 뒤 3연패 하며 7전4선승제 챔프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누가 이기든 역사가 된다. 에스케이가 이기면 프로농구 챔프전에서 3연패 뒤 4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역싹쓸이)한 최초의 팀이 된다. 리버스 스윕은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없던 기록이다. 이미 3연패 뒤 ‘승리’하면서 한국프로농구에 없던 길을 닦았다. 지금껏 챔프전에서 초반 3연패 한 팀은 모두 4연패 하며 고배를 마셨다. 엘지는 3연승 뒤 3연패 하는 과정에서 최소 득점 기록 등 불명예도 떠안았지만 7차전을 잡으면 구단 창단 첫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준우승만 두 번 한 엘지는 이번 시즌 11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두 팀 모두 속공과 수비가 뛰어난 팀이다. 7차전 키워드는 마인드컨트롤이다. 어떤 팀이 마음을 다잡고 제 기량을 발휘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엘지는 특히 초반 3연승을 이끈 칼 타마요가 부담을 덜어야 한다. 타마요는 3연승 당시 평균 23득점 했는데 4~6차전에서는 9.3득점에 그쳤다. 양 팀 모두 저득점 경기를 펼치며 51-54로 승리를 내준 6차전에서는 타마요의 슛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타마요 답지 않게 림도 맞히지 못하는 빈공도 나왔다. 타마요의 야투 성공률이 4차전 12.5%, 5차전 28.6%, 6차전 35.3%로 조금씩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6차전에서 졌지만 유기상이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점을 올린 것도 7차전에서 승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조상현 엘지 감독은 6차전에 앞서 “결국 타마요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에스케이는 자밀 워니가 상대 집중 수비에 막혀 정규리그 때만큼 많은 점수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안영준, 김선형 등 국내 선수들이 1~4차전에서 차근차근 깨어나면서 3연승을 이끌었다. 5차전에서는 안영준이 21득점 했다. 6차전에서는 워니를 포함한 많은 선수가 승부처에서 득점에 성공하고 중요한 튄공을 잡으면서 공수에서 조직력이 좋았다. 에스케이는 3연패 뒤 3연승 하면서 단기전에서 중요한 분위기도 가져왔다. 워니는 6차전 뒤 인터뷰에서 “(우리가)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3연승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두 감독 모두 승리를 위해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전희철 에스케이 감독은 6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꼭 이긴다는 욕심을 버리고 승리를 향한 의지만 갖고 코트에 나가자고 했다. 생각이 많으면 꼬일 수 있다”고 했다. 조상현 엘지 감독도 6차전을 앞두고 “(연패는) 심리적 부담이 컸다. 승부를 떠나 편하게 경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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