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6·3 대선’이 불과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원팀’이 되지 못하고 ‘사분오열’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김 후보는 ‘반명(反이재명) 빅텐트’를 강조하며 범보수 통합에 나섰지만, 대선 후보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도 품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여진’, ‘친윤(친윤석열)계 인선 잡음’ 등의 불협화음으로 선대위가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전 경기도 동탄시 센트럴파크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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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문수 후보님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계엄 반대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를 촉구했다. 찬탄파(탄핵찬성)였던 한 전 대표는 반탄파(탄핵반대)인 김 후보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고사하고 유세 지원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한 전 대표뿐 아니라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대부분 선대위와 거리를 두고 있다.

탈당과 함께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 당(국민의힘)은 언제나 들일 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안방은 일 안하고 빈둥 거리던 놈들이 차지 하고 있었다”며 “일하는 놈 따로 있고,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그런 당이라고 그때 알았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판을 갈아엎고 새판을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일화에서 밀려났던 한 전 총리 또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한 뒤 김 후보의 유세 지원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총리는 단일화 실패 이후 일체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한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추진했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선대위에 합류했지만, 김 후보 캠프 인사들과 융합되지 않고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선거 유세 일정을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김 후보의 일정 공지가 늦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선대위에 친윤계 의원이 다수 포진하면서 급기야 ‘친윤 캠프’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대위에서 김 후보의 일정단장은 강명구 의원, 메시지단장은 조지연 의원, 수행단장은 이만희 의원, 수행부단장은 이용 전 의원, 이슈대응단장은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맡고 있다. 이들은 전부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사들로 친윤 의원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14일 윤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친구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가 선대위 시민사회특별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친윤 캠프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다. 석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형사재판 변호인을 맡고 있다. 지난해 22대 총선 때는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자 자유통일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지만 결국 국회 입성에는 실패한 바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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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앞두고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던 일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선대위는 지난 14일 정 전 장관 등을 포함한 상임고문 14명의 인선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5시간 만에 정 전 장관을 해촉한 바 있다.

선대위가 윤 전 대통령을 끊어내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여러 세력을 포섭하기 위한 ‘반명 빅텐트’가 아닌 ‘오른쪽 텐트’만 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역대 대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를 도왔던 보수 진영의 최대 외곽 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이영수 회장은 “캠프에 태극기’부대가 대거 들어와 있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국민의힘은 탄핵정국에서 민주당에 비해 선거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고, 특히 단일화 이슈 등으로 후보 결정까지 늦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국민의힘이 선거를 한 두 번 해본 것도 아닐 텐데 이렇게 선대위에 잡음이 많다는 것은 당 기득권과 김문수 캠프간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