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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20/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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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6·3 대선을 2주 앞두고 빅텐트를 치기는 커녕 '원팀' 구성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마저 김문수 대선 후보와 화합을 이루지 못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그간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할 것을 촉구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이날부터 김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다. 이날 부산 광안리를 시작으로 21일 대구 서문시장, 22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과 강원 원주 중앙시장 등을 돈다.
다만 김 후보 측과는 협의되지 않은 자체 일정이다. 김 후보가 동행하지도 않는다. 이에 당내에서도 한 전 대표의 지원유세가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본인의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최종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승복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03.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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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와 김 후보의 동행 유세 가능성에 "전적으로 한 전 대표의 판단"이라면서도 "한 전 대표가 정말 이 대선에서 승리할 생각으로 도와주신다면 김 후보측 입장도 조금 고려하시지 않을까. 현재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시장도 아직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확정하지 않았다. 김대식·유상범 의원 등 특사단이 하와이까지 찾아가 4시간가량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홍 시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복당 여부나 선거 지원 등은 더 논의해야 한단 입장이다.
지난 19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떠난 국민의힘 특사단이 빅아일랜드 모처에서 홍 전 시장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김대식 의원실 제공) 2025.05.20. /사진=뉴시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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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의원들의 김 후보 선거 지원이 저조하다는 판단 하에 원내행정국이 나서서 의원들 선거운동 활동 현황을 일일보고 받는 형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3년 전 대선과 비교해 의원들의 지원 규모나 열기가 차이나는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 해도 선대위도 아니고 원내행정국에서 이런 보고를 받는 건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입당이 주는 메시지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며 "김 변호사의 정치적 상징성 등이 부담돼 당의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김재원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은 게 큰 오점도 아니고 김 변호사와 아예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당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관점의 다양성이 당을 오히려 건전하게 만든다"고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5.19. /사진=뉴시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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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관계자는 "어쨌든 김 후보 지지선언도 했고 김 후보 뽑을 분인데 입당을 막는 것도 적절치 못하고, 이런 문제가 대선 국면에 기사화되는 것도 정무적으로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 후 주변에서 '나도 탈당하겠다' '투표 안 하겠다' 하는 강성 지지자들이 많기에 도움이 될까 싶어 입당 신청을 한 것이다. 승인 여부엔 관심 없다"고 했다.
보수 내부 단속이 안 되는 상황에서 빅텐트 구상은 겉돌 수밖에 없다. '개헌 빅텐트' 구상의 핵심 인물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단일화 무산 후 아직까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한덕수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해 한 전 총리의 유산인 '개헌 연대 빅텐트' 이슈화를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으나 당내 구심점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5.05.20.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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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와 회동했으나 당장 결과를 얻진 못했다. 전 대표는 회동 후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국민의힘과의 연대나 협력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진 않다"며 "개헌과 관련한 확실한 협의가 구체적으로 있어야 하고 대선 이후 정치적 쇄신과 대대적인 정계개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담보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전날 김 후보의 단일화 '러브콜'에도 요지부동이다. 이 후보는 SBS라디오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김문수 후보가 40% 지지율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며 "내가 움직이면 이재명 후보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 외부 인사들도 움직일 명분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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