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권양숙 여사, 노건호 씨,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 우원식 국회의장 부부(오른쪽부터) 등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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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에 뛰어든 주요 후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개혁, 국민주권, 통합 등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득권 혁파를 내세웠으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외롭더라도 바른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각자 방점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모두가 '노무현의 유산 승계'를 강조한 것이다.
23일 노무현재단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16주기 추도식을 열었다. 하늘은 흐렸으나 추모객 1만5000여 명이 찾아온 봉하마을은 노란 물결이 넘실거렸다. 이날 TV 토론이 예정돼 있어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추도식엔 불참했다.
그 대신 이재명 후보는 아침에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혼자서 너럭바위 비석을 찾은 뒤에는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재명 후보는 방명록에 "사람 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다"고 적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며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이 통상국가로 세계에 진출하는 계기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동시에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자신이 윤석열 정부에서 사법 리스크를 겪었던 것처럼 노 전 대통령도 '정치검찰'로부터 탄압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정치검찰 탄압 때문에 서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를 둬왔던 문 전 대통령과는 4개월 만에 만났다. 친노·친문 지지층까지 끌어안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이) 국민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과도 정치검찰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이날 보수 진영 후보들도 노 전 대통령을 함께 기렸다. 이준석 후보는 이른 새벽부터 봉하마을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22년 전, 열심히 공부해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을 하라던 말씀,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김 후보는 TV 토론 준비에 시간을 집중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가진 않았다. 그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늘 노동자와 약자 편에 섰다"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민주권 개헌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서울 성승훈 기자 / 박자경 기자 / 김해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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