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發 충격에 시추 비용↑
셰일 손익분기점 배럴당 65달러인데
OPEC+ 증산에 유가 하방 압력 지속
"美 원유 생산 정점 찍었다" 경고
미국 셰일가스 추출 현장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셰일업계가 관세 역풍에 지출을 줄이고 시추 장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내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30만배럴로 올해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세계 공급망이 멈춘 것을 제외하면 1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당시 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자 텍사스와 노스다코타 등 여러 주에서 대규모 파산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하는 것은 셰일 시추업체들이 공급 과잉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유가 하락으로 시추를 멈추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류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추 비용이 급증했지만 유가는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61.53달러(약 8만4000원)로 거래를 마쳤는데 연고점보다 23% 낮은 수준이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셰일 업체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배럴당 65달러(약 8만9000원)가 유지돼야 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이 이달과 다음달에 이어 7월에도 대규모 증산을 검토하면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증산을 압박해왔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약 6만80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면 많은 기업들이 추가 감축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적절하다고 밝힌 유가 수준이다.
기업들은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에너지리서치업체 엔베러스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쉐브론을 제외한 미국 내 상위 20개 셰일 생산 업체가 올해 자본 지출 예산을 3% 안팎으로 삭감했다. 쉐브론과 BP는 전 세계적으로 총 1만5000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셰일 혁명은 미국 에너지 산업에 엄청난 호황을 가져왔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석유와 가스가 대량 공급됐고, 수출이 급증해 무역수지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셰일 덕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회원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었고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경제 제재를 가했다.
트래비스 스타이스 다이아몬드백에너지 회장은 “미국 원유 생산은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유가 수준에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허버트 포겔 SM에너지 최고경영자(CEO)도 “지금 중요한 것은 끈기 있게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