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준석의 TV토론 발언 논란, 막판 변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기 5·18 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 분야 공약을 발표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2025.5.18/사진=뉴스1 /사진=(서울·광주=뉴스1) 안은나 기자,이재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3 대선이 사실상 3자 구도로 굳어진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막판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노리고 있다. 남은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리스크를 최대한 부각하며 보수 결집에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인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대정신은 이재명의 독재를 막아달라는 요구"라고 했다. 이어 "(단일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개혁신당의 길을 간다면 존중하겠다. 다만 유권자 분들께서 전략적 투표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수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막기 위해 김문수 후보를 뽑을 것으로 기대한단 의미다.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이날은 후보 단일화의 최종 데드라인이지만 양측간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 3차 TV토론 후 국민의힘 측에서 이준석 후보에 접촉하려는 시도도 없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단일화가 불발된 것은 단일화를 할 경우 반드시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더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히려 이준석 후보가 버티면서 이재명 후보의 표심을 뺏어오는 게 유리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28/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김문수는 지지율이 상승 추세라 골든크로스 직전"이라며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부동층을 추가로 끌어들이면서 이준석 후보에게 일부 가 있는 보수 표심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남은 기간 다양한 전략을 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와 새미래민주당이 '국민통합 공동정부' 및 '제7공화국 개헌' 추진을 위해 손을 맞잡고 "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을 저지하는 것이 가장 중대한 국가적 과제"라고 밝힌 것도 반이재명 세력을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가 불발된 후 17일간 침묵을 지켜오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이날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님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저부터 내일 아침 일찍 가까운 투표소에 가려 한다"고 밝혔다. 또 "법치를 뒤바꾸고 체제를 뒤흔들고자 하시는 분들이 지금보다 더 큰 힘을 얻으면 경제 번영도 국민 통합도 어렵다"고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양당 간의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과 제7공화국 개헌 추진 협약식에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5.28/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당초 국민의힘에서 구상했던 '빅텐트'엔 한참 모자라지만 느슨하게나마 원팀 진용을 갖추고 외연 확장을 이어가며 현재 약 한 자릿수로 좁혀진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최대로 좁히겠단 전략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안 그래도 이준석은 사표 심리 때문에 득표율이 지지율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며 "어제 토론에서의 논란은 이준석과 이재명 양쪽에 모두 마이너스였다는 면에서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에 앞서 포옹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이준석이 이재명과 자신의 1대1 구도를 만들면서 잘해오고 있었는데 어제 토론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며 "과유불급 정도가 아니라 소탐대실이 될 발언으로, 2017년 대선 때 안철수의 'MB 아바타' TV토론 발언 이상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준석으로부터 이탈되는 표심의 전부는 아니어도 60%, 70% 정도는 김문수 후보에게 갈 테니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현재로서 그 반사이익 말고는 판세가 뒤집힐 요소가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국민의힘으로선 김문수가 이재명 표를 잠식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이준석이 선전해서 이재명 표를 가져가는 걸 기대해야 하는데 현재 가장 반등세가 높은 이준석 표심의 변동률이 제한되면 이재명이 제일 유리한 판으로 가게 된다"며 "김문수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준석이 논란을 극복하고 득표율이 15%까지 가주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