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 견제” 美-인도 등 각국에 제안
韓,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개입 우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달 5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만난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에게 원 시어터 구상을 설명했다. 그는 귀국 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에게 “인도 측이 (해당 구상을) 이해해 줬다”고 보고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당시 싱 장관에게 중국의 대미 방어선인 ‘제1열도선’과 ‘제2열도선’, 중국군 동향 등이 표시된 A3 용지 크기의 지도까지 펼쳐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올 2월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 3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 당시에도 이 지도를 펴가며 원 시어터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어터’는 전쟁이 벌어지는 무대, 즉 전역(戰域·전쟁 구역)을 뜻한다. 일본은 과거 ‘동중국해 시어터’, ‘남중국해 시어터’ 같은 용어를 사용했는데 여기에 한반도까지 추가해 ‘원 시어터’란 새 용어를 만들었다. 당초 방위성 안팎에선 설익은 용어를 사용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나카타니 방위상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미 개념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원 시어터 구상이 실현된다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이 투입되거나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가 개입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미 이 같은 우려를 일본 측에 전달했다. 또 일본은 한국,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을 의식해 아직 원 시어터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는 쓰지 않고 있다.
한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은 25∼27일 오키나와 일대에서 활동했다. 랴오닝함에서 함재기가 이착륙하는 모습 또한 확인됐다. 대만 국방부 역시 28일 “랴오닝함이 대만 남동 해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일본이 지속적으로 원 시어터 구상을 강조할 경우 오키나와 인근 해역 등에서의 중국의 군사 활동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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