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5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수상한 노트북 농장이…'연봉 1억' 미국 회사 직원 된 북한 해커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링크드인 통해 북한에 포섭돼 해커 위장취업 징검다리 놓은 여성, FBI에 적발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 해커들이 미국인들을 포섭해 미국 회사에 위장 취업하는 방식으로 수억 달러 상당의 외화와 기업 비밀정보를 빼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27일(현지시간) 통신 사기와 신원 도용,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50대 여성 크리스티나 채프먼 사건을 통해 북한의 위장취업 실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채프먼은 2020년 10월쯤 북한에 포섭돼 미국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 해커들이 미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각종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 도움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북한 해커들은 기업으로 위장한 뒤 링크드인 같은 익명성이 높은 구인구직 플랫폼에 "미국 지사 대표가 돼 달라"는 식으로 수천 건의 구인공고를 발송한다. 채프먼은 생활고가 극심하던 2020년 3월쯤 북한 측으로부터 채용 제의를 받고 협력을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이듬해 1월까지만 해도 SNS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화장실도 없고 난방도 안 되는 트레일러에 산다"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게시했던 채프먼은 2023년 방 4개짜리 집으로 이사했다. 2023년 10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되기까지 그가 북한과 협력하면서 얻은 수입은 17만7000달러(2억4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대가로 채프먼은 북한 해커들이 집으로 보낸 노트북을 구동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미국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해커들의 위장 취업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들은 이 노트북과 불법 취득한 미국 시민권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미국 기업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재택 근무자로 위장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10월 FBI가 채프먼의 자택을 급습했을 때 채프먼은 90대 이상의 노트북을 관리 중이었다고 한다.

    FBI는 북한 해커 수천명이 위장 취업을 통해 기업 비밀정보와 함께 매년 수억 달러를 급여 명목으로 탈취한다고 본다. 업무 능력이 떨어져 금방 해고당하기도 하지만 몇 년씩 근속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수사당국은 채프먼의 공소장에서 채프먼 도움을 받은 북한 해커들이 상위 5대 국영 방송국과 미디어 기업, 일류 실리콘밸리 기업, 항공우주 업체와 방위산업체 등에 취직했다고 밝혔다.

    FBI 관계자는 "(위장취업한) 북한 IT 근로자들은 연봉이 10만 달러 초반쯤 되는 일자리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북한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채프먼은 북한이 배후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채프먼은 혐의를 인정했고 노숙인 보호소에 거주하면서 오는 7월16일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