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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전라도 비하' 유튜버 500만 원 기부에 5·18재단 "면피 수단"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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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유튜버 '잡식공룡' 게시물 논란
    사과문 올리고 5·18재단에 후원 인증
    재단 "민주화운동 정신 기리려는 의도 없어"


    한국일보

    맛집 소개 유튜버 '잡식공룡'이 대선 기간 자신의 SNS에 전남 지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90%에 가깝게 나온 것을 놓고 조롱하는 글들을 모아놓은 게시물(왼쪽)과 논란이 일자 올린 사과문. 잡식공룡 인스타그램, 유튜브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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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기념재단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전남 지역 비하 게시글을 올린 맛집 소개 유튜버의 기부금을 거부했다.

    11일 5·18기념재단은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에게 9일 보낸 메일을 통해 기부금 500만 원을 반환 조치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에 기부하거나 기부받는 취지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인데, 잡식공룡의 기부 행위에는 이러한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다.

    기념재단 측은 해당 메일을 잡식공룡이 수신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고 반환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가치를 기리겠다는 순수한 의도보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했다"며 "기부금을 반환할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독자 약 18만 명의 유튜버 잡식공룡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전남 특정 지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이 90% 가까이 나온 결과와 이를 근거로 전라도를 비하하는 발언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했다.

    잡식공룡이 공유한 게시물은 '전라도에서 80-90프로 나오면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다' 등 지역 차별적 글을 모아 놓은 것이었다. 잡식공룡 본인은 '중국어 배우기 싫은데, BYD 주식 사기 싫은데 나.. 차이나 넘버원 외치기 싫은데' 등의 문장을 적어 해당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이 "왜 전라도를 비하하느냐"고 항의하자 그는 "라도인임? 긁혔나 보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사과문, 후원 이력 밝히자... 네티즌"기부 거부해야"



    한국일보

    5·18기념재단 문의게시판에 이용자들이 유튜버 잡식공룡의 기부금을 거부하라는 글을 게시했다. 5·18 기념재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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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일자 잡식공룡은 6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 계정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게시글과 5·18기념재단에 500만 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 사진을 올렸다. 그는 "어릴 적부터 주변 환경의 영향도 있었고 한쪽의 말만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편향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며 "그로 인해 특정 표현이 비하 발언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부한다고 해서 제 잘못이 없어지지 않는 것도 명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기념재단 문의 게시판에는 "호남 지역 비하 발언한 유튜버의 기부금 수령을 거부해야 한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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