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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도주 우려 낮다” 돌아온 스토킹범, 피해 여성들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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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법, 30대 스토킹범 구속영장 기각

    아파트 복도 창문 타고 15초 만에 진입

    1시간 가량 옷장 뒤적이고 속옷 훔쳐 내

    “보복 두렵다” 피해 여성들, 이사 택해

    헤럴드경제

    대구지방법원. [사진=박상현 기자/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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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밤중 베란다를 타고 이웃 여성 집에 침입해 속옷을 훔친 30대 남성이 풀려났다. 법원이 “도주 우려가 낮다”는 이유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해서다. 앞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한 데 이어 두번째다.

    가해자와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던 피해 여성들은 “보복이 두렵다”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택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안동지원 지선경 영장판사는 A씨(37)의 야간주거침입·스토킹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직장을 그만두고 안동 지역을 떠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증거인멸 가능성과 재범 위험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1시께 안동시 용상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여성 2명이 거주하는 집을 여러 차례 드나들며 속옷을 뒤지고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불과 15초 만에 아파트 복도 창문을 통해 4층으로 올라가 피해자 집 베란다로 진입했다. 아파트 폐쇄회로(CC)TV와 피해 여성들의 집안에 설치된 홈캠에는 A 씨가 1시간 동안 세 차례나 드나들며 옷장을 뒤적이고 속옷을 훔쳐 가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그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초범이고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신청했고, CCTV 분석 결과 A 씨가 피해자 집 내부를 침착하게 살피고 민첩하게 움직였다는 점 등을 들어 “만취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구속 영장은 기각됐고, 검찰은 이를 법원에 넘겼고, 법원 역시 기각했다.

    피해 여성들은 가해자의 집과 가까워 거주지에서 빠져 나와 지인 집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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