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사직한 전공의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병원과 학교 복귀 의향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가 진행된다. 세부 문항으로는 복귀 의향이 있는지, 복귀를 고려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무엇인지,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전공의·의대생 대표단 교체에 찬성하는지 등이 포함됐다.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기존 전공의·의대생 대표단의 결정과 무관하게 개별 구성원들의 뜻을 확인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설문을 만들었다는 사직 전공의 A씨는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동안 우리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전공의·의대생 단체는 침묵과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들을 대신해 우리가 바라는 의료 정상화 조건은 무엇인지 의견을 모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첫날 집계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의대생 가운데 96%가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들의 복귀 희망률은 8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의대생 B씨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서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교육부 신고센터에 '복귀를 원한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다 같이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뚜렷한 대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의대생들의 유급·제적 여부 확정 시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의대생 C씨는 "7월 전까지는 대책이 나와야 수업일수를 겨우 채울 수 있다"며 "의대생들은 더욱 시간이 없기 때문에 어떤 움직임이라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사직 전공의 D씨는 "김택우 의협회장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더니 벌써 여섯 달이나 지났다"며 "정권이 교체됐는데도 단체 3곳이 조용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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