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카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 =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 앞의 송유관은 3D프린트로 만든 것이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거나 해협을 봉쇄하거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보복할 위험이 커졌다.2025.06.22.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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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요동치면서 국제 유가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이틀 연속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국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23일 오전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8개 기관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전날에도 이 차관은 비상대응 회의를 열고 중동 현지 상황과 금융·에너지·수출입·해운물류 부문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미국 공습 이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는 등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등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기관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원유의 약 4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우려된다. JP모건은 유가가 배럴당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공급 차질은 물론 대체재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을 야기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78.4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 13일 이후 약 13% 급등했다. 브렌트유 역시 장중 81.4달러까지 오르며 불안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유류 가격에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범정부 석유시장 점검단을 중심으로 불법 가격 인상 행위에 대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 차관은 "세수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한 만큼, 국민 체감 물가를 고려한 철저한 시장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도 밝혔다.
한편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이 국채금리를 밀어올리고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업계는 당분간은 달러 외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기 어려운 환경이라 보고 있다.
정부는 국내 원유와 LNG 수입에 아직 차질은 없으며 중동 해역을 운항 중인 한국 선박 31척도 모두 안전하게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 전개에 따라 수출입, 해운물류,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분야별 이상 징후 발생 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당초 1.8%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민간 경제분석기관들의 전망치는 최근 0.8~1.0% 수준으로 수렴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새로운 경제 운용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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